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22일] '외화내빈' 온라인 쇼핑몰

요즘 유통 산업의 최대 이슈 가운데 하나는 바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약진이다. 올해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는 대략 20조원으로 백화점과 비슷한 정도로 커졌다. 내년이면 13년 역사의 온라인 쇼핑몰이 79년 역사의 백화점을 추월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는 상황이다. 명실공히 '모니터 쇼핑'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초점을 온라인 쇼핑몰 업체로 돌려보면 얘기가 사뭇 달라진다. 시장은 커졌지만 업체들의 '살림'은 그다지 나아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실제 업계 리딩 기업 중 하나인 I사의 경우 지난 3ㆍ4분기에 88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2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광고비 집행이 크게 늘어난데다 각종 이벤트로 할인 쿠폰 등이 남발되면서 마진이 갈수록 박해지는 탓이다. 여기서 짚어볼 필요가 있는 게 바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성장배경. 그간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가격경쟁과 함께 커왔다. 급성장 추세의 시장 규모에 상응하는 이익을 내는 업체가 드문 것은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의 산물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물론 출혈에 가까운 가격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소비자들이 싼 값에 양질의 제품을 살 기회를 잡은 것도 일정 부분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역 마진' 수준의 가격경쟁이 계속 가능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판촉행사로 끌어 모은 고객들은 '염가'라는 메리트가 사라지면 모래알처럼 흩어질 수 있다. 이제는 '서비스' 경쟁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래서 설득력 있다. 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은 과거에도 지금도 매우 중요하다"면서도 "이제는 업계도 가격경쟁에만 매몰돼 서비스에 소홀하기보다는 서비스 제고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거니와 한편으로는 외형확장에만 신경 쓴 온라인 쇼핑몰 업계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 외형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하는 방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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