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그래도 자산가치주는 산다" 외국인 4월말 이후 11兆 순매도 불구···한솔제지·한국금융·한진해운 등 지분 늘려 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외국인, 그래도 살 종목은 산다.’ 외국인들은 지난 4월말 이후 11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자산가치주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는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급여건이 유리하다는 점만으로도 시장대비 초과수익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6일 삼성증권이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는 12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최근 한달간 외국인이 보유지분을 늘린 종목은 45개에 달했다. 외국인 보유지분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한솔제지로 8%대였던 지분율이 12%대로 증가했다. 한국금융지주(2.1%포인트), 한진해운(1.7%포인트), 삼성엔지니어링(1.1%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삼익악기, 한미약품, 웅진씽크빅, CJ CGV, GS, 한섬 등도 최근 한달간 외국인 지분율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종목은 업종 분류상으로는 공통점이 없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주당순자산비율(PBR)이 낮다는 점에서 수익보다는 자산가치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PER은 전체시장에 비해 높은 경우가 많지만 PBR이 1배 전후인 종목이 많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15% 수준이 대부분”이라면서 “기업들의 이익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수익보다는 안전한 자산측면에서 대안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당장의 수익증가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향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솔제지나 한국금융, 한진해운 등은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도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증가한 점으로 미뤄볼 때 향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위원은 “증시 상황이 1,300선 전후에서 방향성을 점치기 어려운 만큼 단기적으로 지수보다 종목을 통해 포트폴리오 수익률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외국인이 포괄적으로 이탈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사고 있는 종목은 계속 파는 종목보다 적어도 수급여건은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 매도세가 앞으로 지속되더라도 이에 따른 증시 영향은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에 따라 조만간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마무리하고 매수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부국증권은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보유비중은 지난 2004년 4월말 44.14%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기조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중장기적으로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관이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내면서 증시 주도권이 외국인에서 기관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국증권은 “외국인의 증시 영향력은 점차 약화되고,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를 자극시켰던 미국 금리인상 행진이 일시적으로나마 중단됨에 따라 외국인의 공격적 매도 공세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력시간 : 2006/08/16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