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녹차에 '인왕제색도' 보이고 캔디서 물 나오는 '씹는 물'도

[창간 기획]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한다- 먹을거리 혁명<br>■ 미래 식품의 모습은


만약 티타임 때 주문한 커피 수면 위로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가 떠오른다면? 혹은 녹차에 조선 후기 화가인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보인다면? 이 아이디어는 최근 농심이 개최한 '미래 식품 아이디어 공모전' 출품작으로 아직은 상상 속 이야기다. 하지만 각종 식품연구소들이 '예술식품(Art Food)'의 등장을 공언하고 있듯 이 아이디어는 가까운 미래에 실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아이디어를 출품한 조은아씨는 "각박한 일상 속에서 무미건조해지고 있는 현대인에게 폭포수 같은 청량감을 주는 데는 '예술을 입힌 식품'만 한 것도 없을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처럼 무한한 상상력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미래 식품의 모습을 얼마간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미래 식량부족 사태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식탁 위의 농장'이라는 콘셉트로 컵 안에 담긴 씨앗을 직접 키워서 먹는다는 아이디어도 그중 하나다. 이 아이디어는 곡물가격 상승과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가공식품의 공정을 최소화해 오염의 위협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제안자는 설명했다. 특히 채소를 직접 길러보면 메마른 감성에 단비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곁들였다. 고구마로 만든 캔디형 타입의 제품도 눈길을 끈다. 고구마는 지구 온난화로 열대성 기후에서 잘 자라고 우리 입맛에도 맞는다는 이유로 선택됐다. 이 제품은 평소 일반 캐러멜 정도로 작지만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구우면 원래 크기의 네 배로 커져 휴대하기 간편하다. 바쁘게 움직이는 미래에 선호도가 클 수밖에 없다. 또 캔디를 씹으면 미세 알갱이에서 물이 나오는 '씹는 물', 음식을 압축해 담은 캡슐 형태의 식품 등 미래 식품의 모습을 축소지향의 이미지로 표현한 제안자가 많았다. 이는 그만큼 심플하면서도 편리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피부에 붙이면 음식물이 소화되는 '패치형 식품'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이는 실제로 최근 미국 국방 관련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상상력과 현실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온 '공장형 자판기'도 단순해보이지만 눈길을 잡는다. 이 제품의 콘셉트는 식품을 만드는 공정이 모두 자판기 내부에서 진행되고 앞 유리가 투명한 자판기를 통해 공정을 일일이 살펴볼 수 있어 안심하고 식품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몇몇 작품은 SF소설 같은 측면도 있었지만 식품의 변화 양상에 대한 신선한 발상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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