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SK 비자금 수사 확대에 대해 한나라당이 `노무현 정권과의 투쟁`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비자금.재신임 정국에 이어 한나라당과 검찰이 정면대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가운데 24일 APEC(아.태경제협력체) 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한 노 대통령이 25일 오전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김원기 열린우리당 창당주비위원장과 개별회동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이어 26일에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잇따라 만나 대선자금 해법과 비자금 정국의 돌파구를 모색할 방침이어서 이번주말이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최 대표는 이날 대구시지부 후원회에 참석, “자신의 부패는 덮어놓고 한나라당만 목죈다면 모든 걸 걸고 전면에 나서 노무현 정권과 싸울 수 밖에 없다”며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그는 특히 전날 송광수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까지 수사과정은 선의로 볼 수 있지만, 만약 당의 계좌를 계속 조사한다면 이것은 명백히 대통령의 지시로 야당의 대선경비 전체에 대해 추적하는 것으로 보겠다”고 말했다고 박진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또 “대선자금에 관한 한 노 대통령과 민주당, 신당 역시 결코 자유로운 입장이라고 보지 않는 만큼 분명하게 형평성있게 밝혀 줄 것을 이 나라 대통령과 검찰에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 총장은 “원칙대로 수사를 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서도 “총장이 그걸(최대표의 전화) 압력으로 느낀다면 검사들이 어떻게 일을 하겠는가. 총장은 그런 것을 막아주라고 있는 것”이라며 최 대표의 요청을 거부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최 대표가 계좌추적을 하지 말아달라고 했으나 나는 단서가 있으면 하고 없으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혀 단서가 포착됐을 경우, 계좌추적에 나설 것 임을 시사했다.
SK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최 대표 발언 직후 한나라당의 재정국.사무처직원에 대해 출국금지조치를 내리고, 일부 당계좌에 대한 추적 및 재정 관계자 금명소환과 대선지도부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며 수사확대를 공식화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25, 26일 4당대표와의 연쇄 개별회동에서 정치권이 대선자금을 자진 공개하고 특검이나 검찰의 검증을 거쳐 국민의 사면을 받은 방안 등을 포함한 정치자금 해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재신임 국민투표의 실시를 당부하면서, 시기를 당초 12월15일에서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 등도 제안할 예정이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이 선 측근비리규명을 주장하며 후 재신임 국민투표 논의 또는 반대입장을 개진할 것으로 보여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문현기자,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