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늬만 ‘모스크바 필하모닉?’

한 공연기획사가 다음달 내한공연예정인 러시아의 평범한 오케스트라를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양 과장홍보 중이어서 물의를 빚고있다. S기획사는 5월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5월13일 한전아츠풀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 한 러시아 오케스트라를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인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내한하는 오케스트라는 블라디미르 폰킨이 상임지휘자로 있고 영문 명칭은 `The State Symphony Orchestra of Moscow Philharmony`여서 번역하면 `모스크바 필하모니 산하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도이다. 1951년 창단돼 명 지휘자 키릴 콘트라신과 현재 KBS 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인 드미트리 키타옌코를 거쳐 유리 시모노프가 상임지휘를 맡고 있는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는 전혀 다른 오케스트라인 것이다. 그런데도 주관사인 S사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이라는 제목과 함께 “세계 정상급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다시 한번` 감동을 선사한다”며 마치 과거 2차례 내한한 바 있는 모스크바 필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음악전문가 A씨는 “모스크바 필의 명칭을 쓴 게 알려질 경우 차이코프스키 홀을 본거지로 삼는 모스크바 필과 분쟁의 소지가 있다”며 “러시아에서는 지휘자의 이름을 따서 오케스트라의 이름을 부르는 게 관례지만 영문 명칭은 제멋대로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임지휘자와 단원도 다르고 현지에서도 두 오케스트라는 같은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며 “폰킨이 지휘하는 국립 오케스트라(The State Symphony Orchestra)는 내년에 정부예산이 끊겨 해체될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88 서울올림픽 때 처음으로 내한해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 10월 내한 공연 때도 백건우, 강동석 등 정상급 연주자들과 함께 협연했었다. 반면 이번 공연의 협연자들은 국내 정상급이 아닌 신인들이다. 주최사인 H사는 “필하모니 협회 산하에 모스크바 필과 이 오케스트라(SSO)가 있는데 현지 분위기는 둘 다 모스크바 필이라고 인정하고 있고, 사무실도 같은 건물에 있어 같은 명칭을 사용해도 문제의 소지는 없다”고 해명하고 “이 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내한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공연의 티켓은 VIP석이 10만원, R석이 7만원에 이른다. <홍석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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