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김종창 기업은행장

"벤처는 미래 성장동력" 육성책 지속 "벤처기업 육성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벤처기업들에 대한 '옥석가리기' 작업도 중요하지만 건실한 벤처업체들을 키워 나가는 것도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우수한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종창 기업은행장은 "잇단 비리로 '벤처기업 육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건실한 벤처업체들에 대한 투자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업체들의 잘못된 행태로 전체 벤처업계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게 김 행장의 생각이다. 그는 "자원이 부족한 국내 상황에서 벤처 육성을 위한 노력이 위축되면 안 된다"면서 "기업은행은 현행 제도에 대한 개선작업을 서둘러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벤처업체들을 발굴,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합리적 성품... 결단력 돋보여 '수익 제일주의-열린 경영'성과 김 행장은 기업은행의 영업실적과 관련, "지난해 4,5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3년 연속 사상 최대규모의 이익을 거둔데 이어 올해에는 7,000억원의 당기순이익과 1조2,000억원의 충당금 적립 전 이익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중소기업 설비투자지원 계획은. ▲기업은행은 지난 2000년 2조124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데 이어 지난 해에도 모두 2조1,825억원의 설비자금을 중소기업들에 제공했습니다. 이 같은 지원실적은 경기침체 등으로 중소기업 설비투자가 위축된 상황 하에서도 지원조건을 완화하는 한편 저리의 외화자금을 도입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총 2조5,000억원의 시설자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원대상 및 업종을 늘려 나가는 한편 각종 대출 관련 조건을 완화할 예정입니다. 중점 지원부문은 ▲ 생산설비의 개체ㆍ자동화ㆍ정보화 등을 통해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중인 기업 ▲ 부품ㆍ소재 국산화 추진기업 등입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확대 방안은. 구체적인 자금 공급 규모는 ▲ 설비투자 2조5,000억원 ▲ 기술력 보유 벤처기업 1조8,000억원 ▲ 소기업 및 영세상공인 1조5,000억원 ▲ 유망 서비스업 1조원 ▲ 창업기업 6,000억원 ▲ 부품ㆍ소재산업 5,000억원 등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자금지원을 통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5조원 늘어난 총 18조원을 공급하는 한편 7만5,000개의 유망 소기업을 새로이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선 상반기 중 'Challenge 2002 캠페인'을 통해 3만5,000개의 신규 여신고객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또한 여신고객군별로 전담조직을 신설, 여신금액 20억원 이상의 중소기업에 대해 기업고객전문가(RM)를 배치하는 등 여신증대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펼쳐 나갈 예정입니다. 구정을 전후해 중소기업 자금수요에도 적극 대응, 오는 2월 말까지 총 5,000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중소기업들을 위해 최근 시행했거나 준비중인 여신상품이 있다면. ▲기업은행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입니다. 기업은행은 이미 ▲ 점주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대출 ▲ '세계 일류상품' 인증기업 대상 신용대출 ▲ 의료사업자 및 개원예정자 대상 대출 ▲ 월드컵 관련 중소기업 대출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부터 여성기업인에 대한 특화 상품과 시설재 수요자 금융 상품을 취급하는 한편 상업용 부동산 저당대출 등도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기업은행은 여신심사기법 선진화와 신용평가 모형 개발 등을 통해 현행 신용평가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웠던 소기업들에까지 신용대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신용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리기 위해 '소기업평가모형'을 금융권 최초로 개발해 1억원까지 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기업평가모형을 통해 지난 해 말 1만5,000여개 업체에 대해 약 2,00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또 개업한 지 1년이 넘은 개인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배우자의 보증만으로 대출해주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서민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이들 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 대해 신용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 다른 시중은행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기업은행은 설립 후 40년간 오직 중소기업 지원에만 전념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하우와 자료를 축적했습니다. 중소기업 성장성과 사업성에 대해 뛰어난 리스크 평가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창업에서부터 각 성장단계에 따라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제도도 구비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신용가산금리 등 변수를 반영한 여신금리 결정 능력, '중소기업신용평가시스템'에 의한 신용대출 지원능력 등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전면적인 사업부제 실시 및 다양한 인적자원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더욱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벤처기업에 대한 앞으로의 지원 계획은. ▲벤처기업들에 대한 옥석은 철저히 가려져야 하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건전한 육성책도 필수 과제입니다. 중소기업 전담 은행인 기업은행은 이전보다 훨씬 활발하게 벤처기업들에 대해 투자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단지 탁상에서 서류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지원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해 약 300억원에 그쳤던 투자규모도 올해는 7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올해 기업설명회(IR) 계획은. ▲올해부터 국내 IR를 정례화할 것입니다. 또한 해외 컨퍼런스 참가ㆍ소그룹미팅ㆍ사이버 IRㆍ컨퍼런스 콜 등 다양한 IR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올 2∼3월까지는 싱가포르ㆍ홍콩지역의 투자자들과 일대일(One-on-One) 미팅 형태의 로드쇼를 열 계획입니다. 이런 로드쇼가 좋은 성과를 나타내면 뉴욕ㆍ런던 등지로 로드쇼를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한 유통주식물량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한 한 주주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한편 중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일관된 배당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은행은 개인위주의 코스닥 보다 거래소 상장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거래소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먼저 지분분산 요건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수출입은행ㆍ산업은행ㆍ한국투신 등이 보유한 지분을 블록세일 형태로 제3자에 넘기거나 펀드에 넣는 방식으로 지분을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단 이런 일은 단시일 내에 해결될 사안은 아니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와 협의를 거쳐 추진될 것입니다. 우리은행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회복되면 이런 계획은 자연스럽게 진척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와 관련해 관계 기관들도 매우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책은행의 역할과 주주의 수익성이라는 상반된 이해관계가 상존하는데. ▲상반된 이해관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지원이라는 우리은행의 존재이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영이 건실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 경영 합리화ㆍ생산성제고ㆍ업무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이익을 늘려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국책은행으로서의 수익성 강조는 결코 기업들에 이자를 많이 받아 수익을 올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익이 늘어나면 중소기업들에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내부적인 노력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그 과실은 주주들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앞으로의 업무추진 방향은. ▲중소기업시장에서 확고한 경쟁우위를 다지는 동시에 성과관리시스템ㆍ종합수익관리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을 통해 내부적인 경쟁을 촉진시켜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 같은 수익성 추구와 함께 국책은행으로서 공공성을 추구하는데도 주력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ㆍ바이오기술(BT) 등 미래첨단산업과 영세 소기업을 지원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최윤석기자 대담=김희중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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