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업체들이 외식ㆍIT 등으로 꾸준히 사업 다각화를 전개 하면서 회사의 전통적인 이미지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패션산업의 특징상 문화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이를 비즈니스와 접목하려는 시도가 사업 다각화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1등 제화 업체인 금강제화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정장화인 리갈과 르느와르, 캐주얼화인 랜드로바 등 신발브랜드로 유명하지만, 지난 90년대 초부터 의류 시장에 진출했다.
PGA 및 LPGA투어 등 골프웨어와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한센 등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판매하면서 '제화'업체에서 '토탈패션'업체로 거듭난 것이다.
특히 지난 2월부터는 정보통신(IT)분야에도 뛰어 들었다. 자회사 스프리스를 통해 애플 전문매장인 '프리스비'를 열어 애플컴퓨터, 아이팟 등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금강제화의 스포츠 브랜드인 스프리스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애플의 제품 컨셉과 일맥 상통하다고 보고 IT사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 6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랜드도 식품, 건설레저 등의 분야에서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식품 사업의 경우 ▦1994년 피자몰(현재 매장수 29개) ▦2000년 이탈리안 파스타 전문점 리미니(22개) ▦2003년 더카페(103개), 그릴&샐러드 레스토랑(59개) 등을 잇따라 열었다. 올해 식품 사업 매출은 1,500억원에 이른다. 내년 목표는 2,100억원. 그룹 전체 매출과 견주면 비중은 낮지만, 외식사업 특징을 감안하면 결코 무시하기 힘든 규모다.
아울렛 공사부터 시작한 건설레저사업부도 1988년 패션사업부에서 독립, 이제는 아파트 브랜드 '해가든'으로 수도권 아파트 공사를 맡을 정도가 됐다. 연 매출은 2,000억원 안팎 수준. 이랜드그룹은 렉싱턴 호텔 등 호텔 3곳, 켄싱턴리조트 5곳과 함께 최근 인수한 한국콘도 6곳 등 모두 14곳의 체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 철학이 '의식주미휴(衣食住美休)'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설레저사업이 커졌다"며 "식품과 레저분야가 그룹의 또 다른 성장 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코오롱FnC도 지난 2004년 스위트카페(매장수 23개ㆍ주력상품 치즈케익)와 2008년 비어드 파파(17개ㆍ슈크림빵)를 열었다. 패션과 문화에 대한 기업 정체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확장시킬 아이템이 바로 식 문화라고 판단한 결과다. 연 매출은 40억원 정도로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일본 수입브랜드 비어드파파를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