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은 내년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샘표 브랜드 외에‘질러’ ,‘ 폰타나’등 다양한 브랜드를 강화해 성장을 꾀하는 한편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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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CEO가 뛴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한국음식 세계화' 기치로 해외 진출
이재용기자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은 내년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샘표 브랜드 외에‘질러’ ,‘ 폰타나’등 다양한 브랜드를 강화해 성장을 꾀하는 한편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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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은 철학박사 CEO로 유명하다. 박 사장은 미국에서 전자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따고 철학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처럼 독특한 이력을 지닌 박 사장이 샘표식품의 대표로 경영을 책임진지 올해로 10년이 넘었다.
박 사장의 경영철학에는 철학적인 접근이 그대로 묻어난다. 60년 장수기업이자 국내 간장업계 부동의 선두기업인 샘표식품의 국내외 발전 전략으로 '문화'를 강조하는 것도 박 사장의 철학적 사고에 뿌리를 두고 있다. 박 사장은 늘 '음식은 곧 문화'라는 점을 강조한다.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된장을 먹입시다'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을 시작한 '샘표된장학교'가 대표적이다. 갈수록 서구식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된장에 맛을 들이게 함으로써 전통 음식문화를 지켜내자는 것이다.
"아이들이 된장을 안 먹다 보면 그 문화는 사리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박 사장의 지론이다. 된장학교를 광고 등 마케팅에 활용하자는 회사 내부의 주장을 일축한 사례에서 음식은 문화임을 강조하는 박 사장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샘표식품은 이달 실시한 신입사원 공채에서 요리면접을 진행했다. 요리면접은 '식품회사 직원들은 요리를 알아야 주부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박 사장의 평소 지론에서 비롯됐다. 요리면접에서는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팀워크와 리더십, 요리 아이템의 창의력 등을 주로 평가한다.
실제로 요리면접은 신입사원의 당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사장은 "식품회사 임직원으로서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출 필요가 있는데다 사람의 본성을 가늠하기에도 요리만큼 좋은 것이 없기 때문에 요리면접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의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핵심 경영철학으로 꼽는다. 그는 지난 8월 회사 창립 62주년을 맞아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서로 존경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함이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어 "여러분이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함으로써 행복을 찾았으면 한다"며 "과감하게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분들을 회사는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샘표식품 직원들은 박 사장이 직접 쓴 이메일과 문자를 받고 놀랐다는 후문이다.
박 사장은 국내시장 부동의 선두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3년 진출한 러시아에서는 간장이 기대 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올해는 중국 법인을 설립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는 것은 물론 우리 전통 음식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
박 사장은 "해외 진출의 목적은 단순히 수출 확대가 아니라 우리 음식의 세계화에 있다"며 "음식과 문화라는 코드를 통해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의 접점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특히 우리 음식의 세계화에 앞서 우리 문화를 적극적으로 세계에 홍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 계획을 세울 때도 인구 규모나 경제력 등 단순한 수치에 의존하지 않고 그 나라의 문화를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특히 해외에서 시장조사를 할 경우 재래시장이나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을 찾아 그 나라 사람들의 음식과 사는 모습을 직접 느끼고 수출 계획 수립에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신성장 전략은식물성·해양 원료서 추출한 신소재사업 강화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샘표식품은 내년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샘표식품은 우선 올해 성과를 보인 신소재 사업부문을 확대하고 다양한 기능성 소재와 맛의 소재를 개발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할 계획이다. 특히 60년간의 발효 기술력과 노하우를 이용해 천연 식물성 및 해양 원료들로부터 기능성 물질을 개발, 현재 8건의 특허를 등록했거나 출원중에 있다.
기능성소재 전문 브랜드인 '펩리치(Peprich)'와 천연조미소재 브랜드인 '세이버리치(savorich)' 처럼 소재 부분에 브랜드를 접목시켜 보다 전문적인 소재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필리핀과 연간 15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으며 국내 식품 대기업에 MSG를 대체할 조미소재를 판매하는 등 소재 분야에서 내년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올해 1,100만달러를 달성한 해외수출도 내년에 적극 강화한다. 지난 4월 상하이에 중국법인을 설립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중국 프리미엄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며 해외시장 수요에 따른 맞춤형 제품 개발 등 마케팅 전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샘표 브랜드 외에 서양식 소스 브랜드인 '폰타나(Fontana)', 웰빙 스낵 브랜드 '질러(Ziller)', 차 전문 브랜드 '순작(純作)' 등 다양한 브랜드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 박진선 사장은
박진선 사장은 고(故) 박규회 샘표식품 창업주의 맏손자로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전자공학석사,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한 학자 출신이다. 지난 1990년 부친인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의 권유로 샘표식품 기획실장으로 들어와 1997년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박 사장은 조용하던 간장공장을 역동적인 식품회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체질개선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장류 회사 특유의 인정과 내실경영으로 유명한 선대의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활기 넘치는 회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 사장의 궁극적인 관심사는 우리 음식의 세계화다.
박 사장은 “우리 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 하자는 키워드 아래 우리 맛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고 음식을 통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1950년 서울 출생
▦1968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1973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졸업
▦1979년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전자공학 석사
▦1988년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철학 박사
▦1990년 샘표식품 기획이사
▦1997년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
▦2000년 한국경영자총협회 이사
▦2008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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