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가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의 새로운 자금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2일 김정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년 이후 캐리 트레이드의 현황과 전망'에서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엔화ㆍ유로화ㆍ프랑화ㆍ파운드화 등 1% 이하의 저금리 통화가 다수 존재하고 있어 캐리 트레이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리 트레이드란 저금리 통화로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 통화로 이를 운용하면서 금리차익과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방식을 말한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기준금리가 제로였던 엔화가 캐리 트레이드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 지난 2009년 이후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된 후에는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의 달러화가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미 연준의 연방기금금리가 0~0.25%에 불과한데다 국채매입 등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재정적자 부담으로 달러화 약세 기대감이 형성된 점도 달러캐리 트레이드를 촉발시켰다. 달러캐리 트레이드를 할 때 달러화가 약세로 갈수록 환차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 연준이 출구전략 시그널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달러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캐리 트레이드 전환이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외신에서도 유로캐리 트레이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스 레데커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재정위기로 유럽 중앙은행이 유로존의 금리인상 시기를 늦추고 유동성을 풀면 유로캐리 트레이드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 환율은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를 가져다가 호주 달러화 또는 브라질 헤알화 같은 금리가 높고 통화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통화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