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비이성적 평온'에 빠졌다"

美 경기전망 어두운데 주식·채권시장은 연일 강세<br>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등 시한폭탄<br>FT "내년 급작스런 변동성 증가 대비해야"



"월가(街)가 '비이성적 평온(irrational equanimity)'에 빠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최근의 금융시장 강세가 '비이성적 평온'에 의한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급작스런 변동성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기와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신호음이 높아지고 있으나 유동성 증가로 금융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 불확실성 불구 시장은 상승= 미국 경기를 둘러싸고 최근 시장에서는 '둔화'를 넘어 '침체'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 주택착공건수와 주택허가는 각각 6년, 9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백악관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도 최근 올해와 내년 미국의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를 3.1%, 2.9%로 낮춰 잡았다. 실물경기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월마트는 지난 주 대대적인 '검은 금요일(Black Friday)'행사를 벌였지만 최근 한달간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1%가 감소, 10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 지수는 지난달 19일 1만2,000포인트를 넘어선 후 연일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하며 24일에는 1만2,280포인트까지 치솟았다. 1월 기록한 연중 최저치에 비해 15.1%나 뛴 것이다. 채권시장도 연일 강세를 보여 한때 5.24%까지 올랐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55%까지 떨어졌고, 최근에는 연기금 수요까지 몰리면서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내년엔 변동성 위험 더 커질 듯= 이러한 '괴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이 유동성을 믿고 경기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이 환율과 경제 안정을 위해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유동성이 크게 증가하게 됐고 이것이 결국 시장의 활황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고 ▦이란ㆍ북한 등 지정학적 위험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캐리 트레이드(carry-trade) 청산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랠리가 과도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화는 시장에 치명적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다가오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반킴 차다와 젠스 니스테드 통화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경착륙하고 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히 흔들릴 경우 유동성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내년에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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