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산이 주는 선물, 야생화

이달 초에는 회사 임직원이 모두 함께 경기도에 있는 운악산에 올랐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산행이라 장소와 코스 선정에 많은 고심을 했다. 처음에는 북한산이나 청계산을 오를까 했으나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는 호젓한 곳을 산행지로 정하게 됐다. 운악산은 높이도 해발 1,000m에 가까운 제법 높은 산이면서 능선이 바위 암릉으로 이뤄져 있어 초심자들이 산행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산행 계획을 이미 6개월 전에 알려서 개별적으로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무리한 산행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상으로 오르는 바위 능선이 가팔라서 매우 힘들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예정된 코스로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이날 산행을 통해 직원들은 각각 무엇을 느끼고 얻었을까 생각해본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건강을 위해서 산을 오르는가 하면 직원들의 단합을 위해 함께 오르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테마 산행이 유행하고 있다. 등산을 통해 유적지나 역사적 기념물을 탐방하기도 한다. 산에 오르는 즐거움의 하나는 그곳에 널려 있는 꽃과 나무를 감상하는 것이다. 우리의 산에는 고유한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어느 봄날 땀 흘리며 숨을 헐떡거리면서 겨우 주능선에 올랐을 때 펼쳐져 있는 얼레지의 연보랏빛 향연을 잊을 수가 없다. 북한산 산자락에 낮은 자태로 감춰져 있듯이 살포시 피어 있는 보랏빛 라일락도 우리의 마음을 깨끗하게 해준다. 언젠가 울릉도 성인봉의 깊은 숲속에 서리가 내린 듯한 모습을 한 산마늘꽃은 숨을 멈추게 할 정도였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산과 들은 사계절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야생풀과 꽃을 가득 품고 있다. 야생의 풀과 꽃과 나무들은 자연 속에 있을 때 아름답다. 홀로 피어 있기보다는 군락을 지어 있을 때 더욱 화사하다. 최근 들어 우리의 야생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야생화 트레킹이 새로운 등산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을 정도다. 이제 야생화를 감상하며 즐기는 데서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야생화는 우리의 귀중한 생물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이미 선진국들은 자국의 생물자원을 보존하고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는 새로운 품종을 기를 때마다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북한산의 수수꽃다리를 개량해 미스킴라일락으로 보급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행히도 토종생물을 조사하고 생물종을 연구하는 생물자원관이 국내에도 설립됐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그러나 생물자원을 보존하고 가꿔나가는 데는 일반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수적이다. 산행은 개인의 건강을 증진하고 기업이나 단체의 단합력을 높이는 효과 외에도 야생화에 대한 인식을 통해 우리의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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