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 경기 침체 가능성" 우려 고조

'카트리나' 피해규모 사상최대 전망<br>사망자 수백명ㆍ경제피해 260弗 달할 듯<br>에너지가격 치솟으며 인플레 압력 높아져<br>소비심리도 위축 성장률 하향전망 잇달아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가 미국의 자연재해 사상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또 멕시코만 석유생산이 중단되고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소비심리는 위축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과거 허리케인의 영향력이 일부 지역에 단기적으로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 것과 달리 카트리나는 미국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재해 중 사상 최대 피해= 순간 풍속 250k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카트리나가 멕시코만 일대를 강타하면서 미시시피주에서만 최소 80명이 숨지는 등 현재까지 알려진 사망자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보험회사 관계자들은 카트리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최소한 260억달러(약 2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대 피해지역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는 제방 일부가 무너지면서 도시의 80% 정도가 침수됐고, 주민대피와 치안공백을 틈타 약탈행위가 빈발하는 등 사회혼란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휴가 일정을 이틀 앞당겨 31일 워싱턴으로 복귀했으며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2개주를 ‘주요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정부구호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카트리나가 끼친 경제적 피해액은 미국 자연재해 중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에서는 ‘미국판 쓰나미’로 까지 불리는 이번 피해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궤도를 이탈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광물관리국(MMS)은 카트리나로 해상 플랫폼 등에서 인력이 철수하면서 멕시코만 석유생산이 95% 중단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중단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손해평가 기관들은 앞으로 10~30일 동안 멕시코만 석유의 50%, 천연가스의 28% 정도가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뉴올리언스와 멕시코만 항만들은 매년 1,500억달러 규모의 화물을 처리하며 미국 수출입 화물운송의 20%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데, 주요 기반시설 파괴로 경제적 피해가 앞으로 수개월, 수년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 고조= 부동산 등 자산효과와 소비심리에 힘입어 올해 3.5%의 추세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던 낙관론이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 원유,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소비심리도 위축되면서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3.5달러에 달할 경우 미국 경제가 리세션(경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가 한 때 배럴 당 71달러에 육박하면서 미국 남동부 지역의 휘발유 도매가격은 일종의 임계점으로 인식돼 온 갤런 당 3달러를 넘어섰다. CNN머니는 미국 전역에서 단기적으로 ‘휘발유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당장 카트리나로 미국의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글로벌인사이트의 내리먼 베라베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유가상승이 소비를 위축시키면서 미국 경제성장을 0.3~0.5% 하락 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휘발유 가격이 앞으로 4~6개월 동안 갤런 당 평균 3.5달러를 유지할 경우 4ㆍ4분기 미국 경제는 제로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8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를 공개해 내년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고유가가 물가불안을 초래하며 금리상승, 소비위축, 생산설비 증가세 둔화, 주택경기 냉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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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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