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무임승차자가 늘고 있다.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서 자격을 잃었는데도 이를 신고하지 않고 보험혜택을 받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보험공단이 매년 3월 실시하는 피부양자 자격상실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다가 소득이 발생해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사람 수는 지난해 10만5,906명(8만1,625가구)에서 올해 14만6,841명(11만4,896가구)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현재 피부양자 수가 1,669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피부양자 100명당 1명꼴로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지역가입자로 전환한 첫 달에 낸 총보험료도 지난해 50억400만원에 이어 올해 69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공단은 이 같은 무임승차로 인한 실제 재정손실은 연간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단이 국세청 과세자료를 바탕으로 피부양자의 소득 여부를 파악해 자격박탈 조치를 취하는 3월과 미자격 피부양자의 실제 자격상실 시기에는 상당한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7월 창업한 한 피부양자가 올 3월 지역가입자로 전환할 경우 8개월 가량 소득이 있었더라도 현행 규정상 이를 소급해 보험료를 징수하지는 않는다.
공단 측은 피부양자가 취업을 하면 대부분 곧바로 직장가입자로 전환되지만 창업 등 신규사업을 벌이거나 연금을 받게 될 경우에는 이를 자진 신고하지 않는 한 소득발생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격징수실의 한 관계자는 “피부양자의 소득발생 여부를 파악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한 3개월”이라며 “매년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나 직계 존ㆍ비속, 형제ㆍ자매 등에 해당하는 부양요건도 파악해 미자격자를 정리해야 하므로 소득요건 충족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부양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강제 전환된 사례도 지난 2003년 10월 7,880명에서 지난해 10월 1만8,655명으로 늘어났으며 공단은 현재 올해 기준으로 피부양자의 부양요건 충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