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실리콘밸리 '돈줄 가뭄'

벤처캐피탈 투자 급감… "위기가중" 비관론 확산 올 상반기 미 실리콘밸리 소재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벤처 캐피털(VC) 투자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IT 기업의 혁신을 이끌어온 연구개발(R&D) 투자도 사상 최대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실리콘 밸리가 세계 IT 산업의 심장 역할을 상실하는 것이 아니냐는 '실리콘 밸리 고사론'이 가중되고 있다. 30일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앤쿠퍼스(PwC)의 자료를 인용,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VC 투자는 지난해 78억5,000만달러에서 50% 이상 줄어든 39억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실리콘 밸리 소재 30대 IT 기업의 R&D 투자도 작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119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미국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업체 선마이크로 시스템스가 25억5,900만달러에서 23억300만달러로 R&D 투자를 줄인 것을 비롯 오라클, 시스코, 애질런트 등 실리콘밸리 30대 기업중 16개 기업이 올 상반기 R&D 투자를 줄였다. 반면 R&D 투자를 늘린 기업은 인텔과 어플라이드 머트리얼 등 10개 업체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4개 업체는 작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올 R&D 투자 감소가 IT 산업이 최대 불황을 맞았던 지난 90년대 초반보다도 크다는 점을 들어 '실리콘 밸리 고사론'을 재삼 확인한 것이 아닌가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비관론자들은 R&D 투자의 감소는 곧 생산성 향상의 원동력인 기업 혁신을 가로막는 원인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 기업 혁신의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인 신규 특허 출원 건수는 이 기간 작년 동기에 비해 1.3%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이는 10% 이상의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던 예년 수준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치다. 김창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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