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콜금리 인하, 외자유입 계기"

부동산 경기 연착륙 유도 경제성장 지탱…모건스탠리·리먼브러더스등 긍정적 분석<br>'국내자본유출 우려' 현실화 가능성 낮아

‘콜금리 인하는 국내 자본유출의 신호탄인가, 해외 자본유입의 조건을 형성하는가.’ 지난주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콜금리 인하가 한미간 장기채권 수익률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보다는 오히려 외국인들의 자본유입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콜금리 인하 이후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ㆍ리먼브러더스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보고서를 냈고 16일에는 JP모건 역시 아시아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비중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유쾌한 서프라이즈(A pleasant surpris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콜금리 동결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한국은행이 인하에 나섰다며 이는 부동산 경기의 급격한 위축을 막아 경제성장을 어느 정도 지탱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초 전망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3.8%를 유지한다고 밝히면서도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하한 것은 적어도 한국정부가 경기침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며 ‘반가운 소식(a pleasant news)’이라고 평했다. 리먼브러더스 역시 콜금리 인하가 부동산 연착륙을 유도, 국내 은행들의 손실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노무현 정부가 분배를 중시하는 개혁성향의 관료들에 힘을 실어왔지만 이번 콜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시장 중심의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를 한국 경제정책의 ‘현저한 변화(a sea change)’라고 평하며, 특히 부동산 정책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추가적인 재정부양책과 부동산 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실었다. 미국과의 장기채권 금리차가 역전되면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에 대해 현실화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변재영 한국은행 국제기획팀장은 “아직까지 단기 금리는 한국이 미국ㆍ영국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10년물의 경우 한국과 미국 채권금리가 역전됐지만 한국은 미국과 달리 10년물 거래가 거의 없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개월을 기준으로 지난주 말 국내 CD금리(3.67%)는 리보금리(1.72%)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 국고채 3년물 금리(3.74%)도 지난주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국채 5년물 수익률(3.43%)보다 높다. 변 팀장은 “설령 금리차가 역전된다고 해도 국내 투자자들은 환위험 때문에 해외로 대거 빠져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채권운용 실무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박봉권 국민연금 채권운용팀장은 “보험사나 연기금은 기본적으로 원화부채를 지기 때문에 해외투자를 하게 되면 환 리스크를 헤지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규모가 클 경우 헤지가 생각처럼 쉽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또 “현재 미국 쪽의 금리인상에 대한 얘기가 많아 이 부분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이야기다. 자본유출보다는 오히려 그동안 한국정부의 ‘색채’에 의구심을 표하던 외국투자가들이 전격적인 금리인하를 계기로 대거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변 팀장은 “해외투자가들의 경우 주식투자 비중이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의 자금유출 가능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올 경우 그 규모가 훨씬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꾸준히 돈을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10일 이후 국내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은 3조3,489억원. 같은 기간 개인은 1조1,029억원, 기관은 4조525억원을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콜금리 인하 발표가 난 12일 이후에만도 외국인들은 2,153억원을 순매수했다. 아드리안 모와트 JP모건 투자전략가는 “한국의 경우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후 정부 대책까지 나올 경우 추가 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에 몰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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