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4일 남북 정상이 발표한 공동선언과 관련, “이제 흥분하지 말고 차분히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북 최고 책임자들이 만나 얻어낸 구체적인 성과들이 결실을 맺고 통일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나하나 성실히 챙겨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백두산을 직항 비행기로 북쪽에서 올라갈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이번 선언과 관련,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는 사람들도 적지않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상회담이 정례화할 수 있도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 약속을 받아내야 했었다는 등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었다.
평창동에서 골프숍을 운영 중인 한상현(33)씨는 “남북 정상 간에 평화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하지만 구체적으로 실천해 뭔가 이뤄지도록 가시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학도인 김정주(25)씨는 “이번 회담에서 가장 반가운 소식은 중국을 통하지 않은 백두산 관광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항하는 성과도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자영업자 정명균(29)씨는 “이번 회담을 통해 남과 북이 통일의 주도권을 다소나마 다시 찾게 된 것 같다”며 “강대국이 얽혀 있어 힘들겠지만 앞으로 남북 정상 간의 잦은 만남을 통해 남과 북이 통일의 주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네티즌들도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과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에 대해 크게 환영하면서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연꽃’이라는 닉네임의 네티즌은 “핵 폐기와 납북자 귀환 등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평했고 ‘천상의 메아리’는 “남북한 당사자가 진정성을 갖고 추진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지역주민ㆍ지방자치단체들도 남북 정상의 공동선언 발표에 크게 환영하고 나섰다.
김경태 광주은행 홍보팀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지난번 때와 달리 가슴 깊은 벅찬 감동은 없었지만 한반도 내의 항구적인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파주 지역에 공장을 둔 ㈜화남인더스트리 석용찬(57) 회장은 “남북 간 신뢰관계가 구축만 된다면 인건비 등 때문에 중국이나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이 U턴해서 북쪽으로 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과 경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기도와 인천시 등 인접 지자체들이 남북협력사업에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경기도는 남북 정상이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경제특구 건설, 한강하구 공동이용, 문산~봉동 철도화물 수송,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이용 등 폭넓은 교류확대 방안에 합의함에 따라 앞으로 경기도와 북한 간의 교류협력 사업이 대폭 확대되고 경기 북부지역의 개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시는 경제특구 건설과 해주항을 이용하는 방안이 합의됨에 따라 개성공단과 경제특구의 화물이 인천공항ㆍ인천항을 통해 세계로 수출될 수 있도록 인천국제공항~강화도~개성공단을 연결하는 고속화도로 건설사업을 정부에 재차 건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