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노벨 위원회는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미얀마의 수도승들을 선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최근 전세계의 이목을 끈 군부 정권의 잔혹한 통치에 저항해 왔다.
노벨 평화상은 올 초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공권력에 의해 체포돼 폭행당한 무탐바라 등 야당 지도자를 외면했다. 이 상은 또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그룹인 ‘Block 8406’을 지지했다는 명목으로 8년형을 선고받은 베트남의 구웬 반 카톨릭 신부의 몫도 아니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단체를 결성해 여성들의 차를 몰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의 기본적 인권 보호를 위한 온건 투쟁을 벌여온 와지하 알 후와이더도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좌파 테러리스트와 마약 마파아들이 저지르는 폭력에 굴하지 않고 쉼 없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알바로 우리베 콜럼비아 대통령도 노벨 평화상 수상 자격에 미달되지 않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계속되는 집권 야욕에 맞서다 지난 4월 체포돼 고문을 받고 있는 게리 카스파로프 등 수백명의 러시아인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테러리스트들의 위협 속에서도 그들의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이라크 국민들도 노벨 평화상 수상의 가치가 충분하다. 또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아 대통령, 북아일랜드의 뿌리깊은 종교갈등을 해소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버티 아헤른 아일랜드 총리, 그리고 북아일랜드의 유권자 등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보다 못하지 않다.
검열을 피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힘써온 중국의 블로거들, 이집트의 운동가 에딘 이브라힘, 왈리드 에이도 등 레바논의 정치인 및 언론인들도 노벨 평화상 수상에 걸맞은 인물들이다.
또 두리하나선교회의 전기원 목사와 필립 벅 목사 등은 그간 비참한 상황의 탈북자들을 도와 자유세계로 인도하는 일을 해 왔다.
이런 인물들은 세계에서 폭력과 압제를 없애기 위해 그들의 삶과 생계를 위협 받으면서까지 신명을 받쳐 일해왔다. 우리는 이런 인물들이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해 유감스럽다. 다음 해에는 이들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