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선진 투자문화 찾아서] <하> 프랑스

파격적 稅혜택…장기투자 시장 '쑥쑥'<br>주식저축플랜·변액보험등 다양한 제도 도입<br>8년이상 장기보유땐 27% 세금 전액 면제도<br>1인당 펀드투자액·뮤추얼펀드 규모 유럽1위



프랑스는 정부의 장기투자 유도 정책에 힘입어 1인당 펀드 투자액 및 뮤추얼펀드 시장규모가 유럽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 드 프로멍 프랑스 BNP파리바자산운용 부회장은 “정부가 장기투자 상품에 엄청난 세제혜택을 부여하면서 지난 10년간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 빠르게 이뤄졌다”며 “이 과정에서 고객들이 투자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게 됐으며 장기투자상품 시장도 급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랑스가 펀드상품 투자를 촉진하게 된 배경은 인구 고령화 때문으로 정부 관리형의 분배식 연금제도만으로는 퇴직 후 받을 연금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자 정부 지원하에 개인저축에 이어 장기투자 상품인 뮤추얼펀드 시장이 급성장하게 됐다. 크리스틴 니콜 BNP파리바자산운용 이사는 “프랑스는 개인저축과 장기투자 장려로 부족한 연금 재정을 보충하며 고령화 시대의 사회안전망 확충에 나서고 있다”며 “이 같은 고령화는 아시아 등 다른 사회에서도 20~30년 후면 맞게 될 문제로 장기투자 장려는 이 같은 측면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의 의지로 최근 프랑스 국민의 저축률이 높아지면서 전체 인구의 98%가 은행 저축 계좌를 보유하고 됐고 전체 인구의 30%는 2개 이상의 은행 계좌를 갖고 있다. 또 3,500만명 정도인 근로 인구 중 1,760만명 정도가 뮤추얼펀드나 생명변액보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 국민들은 정부 지원의 저축상품 투자 수익률이 2.5% 내외에 머물자 자산운용 상품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시장은 보험ㆍ은행의 역할보다 자산운용사의 역할이 큰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산운용사들 중심으로 생명변액보험과 뮤추얼펀드 상품이 속속 출시돼 자산운용시장도 급성장하게 됐다. 최근 프랑스의 가계 저축 현황을 보면 은행 예금이 전체의 38%, 생명변액보험과 뮤추얼펀드는 각각 43%, 12%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변액보험 상품에도 뮤추얼펀드가 포함돼 있어 프랑스 가계 저축 자금의 3분의1이 뮤추얼펀드에 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프랑스 정부가 국민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는 크게 세 가지다.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근로자투자제도(PEE), 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뮤추얼펀드 상품인 주식저축플랜(PEA), 변액보험 등이 그것이다. 소득에 높은 세율을 매기는 관주도형 복지 속에서 오히려 파격적인 세제지원을 감행한 게 이들 계좌 상품이 발전하게 된 요인이었다. 우선 기업 저축ㆍ투자상품인 PEE는 근로자 20명 이상인 기업이라면 고용주와 노동조합 간 합의에 따라 의무 가입해야 하는 계좌 상품이다. 해당 기업의 주식과 펀드 등에 투자하며 5년 이상 보유할 경우 면세혜택이 있다. 근로자의 납입금에다 고용주가 추가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이며 지난 6월 말 현재 시장규모는 937억유로(약 121조원)에 달한다. 또 일반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PEA는 직접 주식과 펀드 투자가 가능한 계좌 상품으로 8년 이상 장기 보유하면 27%에 달하는 세금이 전액 면제될 뿐 아니라 주식 및 뮤추얼펀드 등에도 투자할 수 있어 인기다. 프랑스 가계 금융자산 중 4%인 1,240억유로(160조원)에 달하는 규모이며 이중 50%인 80조원이 펀드상품에 투자된다. 이외 생명변액보험도 8년 이상 보유하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고 노후보장뿐 아니라 상속도 가능하다. 니콜 이사는 “인구 고령화, 연금 고갈 등으로 인해 뮤추얼펀드 상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들도 상품을 제안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별 고객의 자산 및 투자 성향에 맞는 다양하고 복잡한 개인맞춤형 상품을 내놓는 것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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