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토종 금융자본 키우자

`외국자본에 맞서 토종금융자본을 키우자. 특히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산업자본에 대해서도 방화벽을 설치한 후 금융회사를 경영할 수 있도록 역차별을 없애야 한다` 소버린의 SK㈜ 경영권 장악시도를 비롯해 최근 외국계자본들의 잇단 국내진출로 제조업은 물론 산업의 혈맥이라고 하는 금융시장까지 주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산업자본을 포함한 국내 토종금융자본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국계 자본은 IMF 외환위기 이후 제일은행,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LG카드 주식매집 등을 통해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제일 48.5% ▲외환 77.7% ▲국민 73.0% ▲신한지주 51.8% ▲한미 89.1% ▲하나 31.9% 등으로 외국계 자본이 상당수 은행의 경영권을 쥐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자본이 국내에 들어옴으로써 선진금융기법을 전수하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도 많지만, 일부 자본은 한국산업의 발전보다는 오직 수익에만 열을 올려 국내경제발전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최근 경영난을 겪은 SK네트웍스와 LG카드가 주거래은행을 외국계 은행에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으로 바꾼 것은 한국계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접근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른데서 오는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다시 말해 국내은행은 어떻게든 국내기업을 회생시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외국계은행은 `돈`이 안되면 과감히 버린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외국계 자본의 금융산업 지배에 대응해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까지 포함해 국내 토종금융자본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상묵 삼성금융연구소 상무는 “외국자본에 대응해 국내 토종 금융자본을 키우려면 현재로서는 재무구조가 건실한 대기업 그룹에 한해 금융산업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과거의 행태를 이유로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금융자본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도 “외국인들은 은행 등 금융회사를 인수하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주면서 대기업그룹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4%로 제한하는 것은 국내금융산업을 절름발이식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정문재기자 timoi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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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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