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등 LG카드 채권은행단이 23일 밤 LG카드에 대한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전격 합의함으로써 사흘동안 끌어왔던 LG카드사태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에 따라 LG카드 회원에 대한 현금서비스가 24일부터 재개되고, 외환카드에 이은 LG카드의 유동성부족으로 촉발됐던 카드사발 신용불안과 금융시장혼란도 다시 정상을 되찾게 됐다.
이종휘 우리은행 부행장은 23일 밤11시 “주요 채권은행들은 LG카드 대주주의 자구노력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2조원의 신규자금 지원과 채권 만기연장 등 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유동성을 적극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덕훈 우리은행장과 강유식 LG그룹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부터 밤 10시까지 강남 모 호텔에서 마라톤 협상을 갖고 핵심 쟁점사안이던 구본무 LG그룹회장이 개인보증을 `LG카드 정상화 확약서`에 포함시키지 않고 2조원의 자금을 신규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채권은행인 8개 은행은 이에 따라 이날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에 확약동의서를 개별적으로 제출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이번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재차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는 등 경영정상화가 안될 경우 계열주가 보유하고 있는 LG카드 지분을 소각하고 채권단이 지원한 2조원의 대출을 출자전환 한 뒤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기로 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에 앞서
▲올해말까지 실시할 예정인 3,000억원의 증자와는 별도로 2004년3월말까지 LG투자증권의 총액인수 방식에 의한 증자를 통해 추가 자본확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이번 자금지원과 동시에 본인 소유의 ㈜LG의 주식(5.46%)과 LG투자증권 주식(4.4%), LG카드 주식(16%)을 대출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 확약서에는
▲LG카드의 경영정상화가 어렵다고 채권은행들이 판단할 경우 담보로 제공한 LG카드 주식을 전량 무상소각하고
▲확약서 내용중 어느 하나라도 위반할 경우 채권단이 제공한 담보를 처분해 대출에 충당해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24일부터 LG카드에 대한 자금지원을 재개하고, LG카드의 현금서비스도 다시 정상화될 예정이다. LG카드는 지난 21일부터 현금서비스를 부분중단해 23일에는 전면중단하고 1차부도위기를 맞는 등 파행영업이 계속됐었다. /이진우,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이진우,최인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