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고과학자상 어떻게 해야 하나

유지냐 폐지냐, 아니면 수정 보완이냐… 의견 분분

최고과학자상 존폐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태로 최고과학자상의 애초 취지가 상당히 퇴색한 데다 한 사람의 과학자에게 지원금이 과다하게 집중되는 이 제도가 과연 전체 과학계 발전을 위해 의미가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탓이다. 제1호 최고과학자상은 황 교수가 받았다. 최고과학자상은 소수 정예의 과학자를 선정, 연구를 심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 연구성과를 국가적 과학기술 자산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 사람당 1년에 30억원 안팎의 연구비를 최대 5년간,150억원 내에서 지원하는 내용으로 짜여있다. 최고과학자상은 하지만 그간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예산을 다른 연구사업에서 전용해 막대한 상금을 한 곳에 몰아주는데도 관리규정은 미약한 등 운영상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럼에도 과학기술부는 일단 이 제도 자체는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의 회원들은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최고과학자상에 대해 집중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에서는 최고과학자상을 두고 `폐지해야 한다', `유지해야 한다'며 각기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절충안으로 수정 보완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세상에 과학의 최고는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원 예산이 효율적이지 못하고, 최고과학자 선정 규정과 절차가 불투명하다는 점 등을 들어 제도 철폐를 외치고 있다. `지나가...'라는 회원은 "세계 최고의 연구성과를 냈고, 그것이 활용 가능한 기술이라면 기업이나 기타 관련 이해 당사자들이 먼저 나서서 만들어 갈 것이고 가만히 두어도 그들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최고과학자상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아르키'라는 회원은 "1년에 30억원씩 몇 해에 걸쳐 지원하고 해마다 한 명씩 뽑아서 지원한다고 할 때 도대체 그 재원은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반면 유지 주장을 펼치는 쪽에서는 황우석 사태로 문제가 되었지만,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한다면 우수 과학기술 지원을 위해 사업 자체를 취소, 또는 축소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anon...'이란 회원은 "우리나라 과학을 더욱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연구비)나눠먹기식은 절대 안된다. 훌륭한 업적을 낸 과학자에게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한다는 것에 대해 조금도 불만이 없다. 이왕이면 우수한 업적을 내는 사람을 확실하게 밀어줘야 한다"며 최고과학자상의 존속을 옹호했다. 이에 대해 수정 보완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현재 과다한 지원금이 문제가 되는 만큼, 연구지원 형태가 아닌 부상으로 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거나, 과학자에 대한 사기 진작 차원에서 최고 명예를 위한 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無所依'란 회원은 `순수한 상(prize)이 되도록 하면 어떨까요?'란 글을 통해 "적절한 형태의 경쟁유발제도는 필요하다"며 "폐지냐 유지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취지는 유지하되 선정과정을 명확하게 만들면서 돈을 줄이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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