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가 미성년 죄의식 없고 처벌 미흡…대책 시급컴퓨터 바이러스, 스팸(SPAM) 메일, 시스템 파괴 해킹 등 정보화사회가 만들어낸 현대판 '흑사병'이 범람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고속 인터넷 망을 통해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돼 공공기관과 기업은 물론 개인용 컴퓨터까지 무차별로 해킹당하고 있다.
더구나 7~8월은 방학을 맞은 10~20대들의 해킹이 급증하는 시기로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 피해건수 및 주요유형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조사한 지난해 해킹사고 현황에 따르면 월평균 162건이 발생했다.
특히 7~9월은 각각 278건, 239건, 237건으로 다른 달보다 높아 연중 평균치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 4월 537건, 5월 658건의 사고가 접수됐고 5월 말 현재까지 월평균 405건의 사고가 접수되는 등 갈수록 피해는 증가하고 있다.
또 해킹피해는 97년 64건, 98년 158건, 99년 572건, 지난해 1,858건으로 매년 300% 정도씩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인 5월 말 현재 2,278건이 접수돼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를 훌쩍 넘어섰다.
피해기관별로는 99년 대학에 대한 해킹이 45.8%로 가장 높았다면 지난해에는 일반기업에 대한 해킹이 43%로 가장 높았고 올해도 월평균 50%가 넘어갈수록 기업들의 해킹피해가 늘고 있다.
개별 사례별로는 정보수집 등을 이용한 시스템 침입시도가 가장 많았으며 홈페이지를 변조한다던가 관리자 권한(user authority)을 획득하기 위한 해킹이 주를 이뤘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개인용컴퓨터 해킹 부분으로 지난해의 경우 전체 피해 1,858건 중 808건을 차지했다.
이 같은 사고의 대부분은 네크워크 게임이나 머그 게임,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아이디 및 패스워드를 도용하거나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한 공격과 사고가 많았다.
◇누가 해킹을 하나
한국 형사정책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74%가 사이버 범죄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검찰에 따르면 해킹 사범의 85%가 미성년자다.
우려할 만한 사실은 이 같은 청소년 사이버 범죄는 대부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행해진다는 점이다.
이들은 방학기간 동안 집이나 인근 PC방에서 칩거하며 혼자 PC게임이나 인터넷 등에 몰두하고 컴퓨터 실력을 자랑하거나 호기심에 해킹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ㆍ대학생들이 방학을 맞은 시기에 연중 해킹 건수가 가장 높다는 사실이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한다.
◇관련법, 처벌규정 미흡
당국의 적발조치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해킹 건수는 급증하고 수법은 다양화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인터넷 해킹은 컴퓨터 프로그램보호법, 저작권법, 특허법, 전기통신기본법, 전파법 등 10여개 법으로 처벌하도록 돼 있어 통합된 단일 법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키는 최첨단 범죄라는 점에서 좀더 강력히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정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