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美-中 통화전의 정치경제학

美 "中 세계지배 최대난적" 위기감 통화통한 '포위전략' 본격 시동<br>中 "21C 위앤화 세계1통화 만들자" 달러 쫓으며 경제패권 부푼 꿈



[홍현종의 글로벌워치] 美-中 통화전의 정치경제학 美 "中 세계지배 최대난적" 위기감 통화통한 '포위전략' 본격 시동中 "21C 위앤화 세계1통화 만들자" 달러 쫓으며 경제패권 부푼 꿈 집권 1기 對 테러전으로 세계를 흔들어 댄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번엔 환율 전쟁으로 집권 2기를 시작하고 있다. 언뜻 아시아와 유럽연합(EU) 전체를 향한 전방위 공세로 보이지만 집중 타깃은 중국이다. 궁극적으로 위앤화의 평가절상을 끌어내려는 미국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크게 보아 미국을 끌고 가는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의 세계 지배 전략의 경제적 측면이다. 미-중 통화전쟁을 정치경제학적 관점으로 살펴본다. 환율을 둘러쌓고 최근 강대국 지도자간에 험악한 말들이 오갔다. 세계 통화전의 개전(開戰)을 알리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다. 미국의 밀어 붙이기를 앉아서 당하기만 할 중국이 아니다. 권모술수에 능한 위앤화는 때로는 타협을 해주는 듯 하다가 때로는 상대를 위협하며 자신의 꿍꿍이를 섣불리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있다. 양자간 대립 사이 유럽연합ㆍ일본도 곁눈질을 하며 강온의 수 조절을 해나가는 행보다. 통화를 둘러싼 미-중간 최근 대립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안위적 차원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통화전, 체제적 문제로= 위앤화에 대한 논란은 2000년을 전후해 시작됐다. 수출과 외국인 투자가 늘며 중국은 고성장을 질주한 반면 미국은 신경제의 활력이 꺼지며 경기 침체가 시작된 시기다. 2001년을 넘어서며 거듭된 금리인하와 경기 침체로 미국내 외국자산이 빠져나가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섰고 달러에 연동된 위앤화는 이에 편승, 대미 무역 수지 흑자폭을 계속 늘려갔다. 기본적으로 소비로 지탱하는 경제적 구조를 가진 미국은 막대한 무역적자에다 대테러전 등 재정 지출로 인해 세계 최대 채무국의 처지에 빠졌다. 이 같은 상황을 안고 집권 2기를 맞은 부시 행정부 환율전의 속내는 2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코 앞에 닥친 빚 ‘털어내기’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 견제’다. 지난 1985년 플라자 합의가 그랬듯 미국은 과거에도 쌓인 나라 빚을 저축 등이 아닌 ‘외부로 떠 넘기기’식 방법을 통해 해결했다. 그 타깃이 80년대 일본, 90년대 유럽을 거쳐 이제 ‘작심하고’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거다. 중국의 성장과 미국의 경상 적자의 상관 관계를 부인키 어려운 중국은 이에 대해 자신의 구조적 경제 문제를 다른 나라로 전가시키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배경엔 중국이 실업 및 낙후된 금융시스템과 맞물린 국가 안위의 차원에서 환율문제?다루고 있기 때문이? 중국은 변동 환율제로의 변화를 시장 개방 확대 속에 유일하게 남겨두고 있는 자본 통제 수단의 포기로 보고 이를 체제 유지와 관련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다가올 ‘쫓는 위앤, 쫓기는 달러’ 시대= 중국의 위앤화 평가 절상에 대한 버티기도 그러나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이다. 고위층이 번갈아 전략적 수사(修辭)를 펼치며 세계를 ‘교란’시키고 있지만 어지간히 두꺼운 얼굴의 중국도 이젠 선택의 폭이 좁다. 사실상 그들에만 부여돼온 환율상의 특혜를 마냥 봐줄 만큼 지금 전세계는 여유가 없는 입장이다. 미 국채의 일시 회수 등 협박성 카드도 내비치기도 하지만 중국의 환율 시스템 변경은 이미 어느정도 내부적 방침이 선 것으로 유력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환율 변동폭 확대?통화 바스켓 환율제?자유 변동 환율제의 수순이 유력한 시나리오며 그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앞당겨져 내년 상반기정도엔 최소한 환율 변동폭이 확대되리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세계 주요 경제권과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중국의 최종 지향점은 위앤화의 세계 제패다. 21세기는 필연적으로 힘이 빠질 달러와 앞으로 치고 나가는 위앤간 대립의 세기가 될 전망이다. 달러화를 정점으로 한 현재의 일극(一極) 체제에서 세계는 단계적으로 달러를 털고 다른 통화 비중을 늘려갈 것이다. 그 틈을 호시탐탐 위앤이 노리며 때로는 유로와 제휴해 힘을 축적하고 한편으론 엔화를 포위, 아시아 공동 통화의 단계를 거쳐 세계화를 이뤄나갈 가능성을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중국은 그 출발점을 오는 2008베이징 올림픽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마디로 ‘쫓는 위앤, 쫓기는 달러’가 향후 세계 외환시장의 모습이다. ▦팍스 아메리카 대 팍스 시니카= 미국의 세계 지배를 위한 최종 타깃은 중국이다. 이 같은 목표는 에너지 문제 등 대 중동 정책에서 비쳐지듯 중국 외곽을 서서히 조여 가는 부시 행정?외교 전략 곳곳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대목이다. 중동 장악의 기회를 놓친 클린턴 정부 시대를 네오콘이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하는 이유가 바로 중국 포위가 늦춰진 때문이란 사실은 미국의 대 중국 전략의 목표점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중국문제에 관한 한 일본과 EU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이다. 유로화가 공식 출범한 지난 2002년만 해도 달러의 일극 체체가 유로 등장을 계기로 달러ㆍ유로의 2극 체제로 재편될 것임을 예견하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EU 통합과 경제 성장의 속도가 떨어지며 달러화의 유일한 맞수로서 유로는 위상을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한때 이른바 ‘트라이폴라’(3극) 체제를 야무지게 꿈꾸던 일본 엔화 역시 지난 97년 아시아금융위기이후 급격히 힘을 잃으며 위앤화 등극을 질시의 눈으로 지켜봐야 할 초라한 상황이다. 세계 지배권을 언제까지나 유지하려는 미국의 ‘최대 난적’ 중국에 대한 견제가 여러 방면에서 이제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역사는 팍스 로마나에서 팍스 브리태니카를 거쳐 팍스 아메리카나까지 흘러왔다. 다음 차례는 팍스 시니카 (Pax Sinica)가 될 수 있을까. 중국인들은 그 원대한 꿈을 위한 경제적 수단으로 위앤을 달러에 맞설 통화로 키우려 하고 있다. 미국이 자신의 아성이 흔들리는 걸 순순히 지켜볼 리 없다. 전쟁이 시작됐다. 입력시간 : 2004-12-1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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