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하락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3가구 중 두 가구가 지난해보다 전세값이 떨어지거나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또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최저치인 43% 수준에 머물고 있다.
19일 스피드뱅크와 해당중개업소에 따르면 서울 865개 단지 2,497개 평형의 전세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72%인 1,792개 평형이 전셋값이 지난해보다 떨어지거나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아파트의 매매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올들어 최저치인 46.4%로 집계됐다. 서울지역 매매가 변동률이 3.38% 오른 반면, 전셋값은 오히려 0.08%가 하락하면서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또 전세매물도 일주일 새 1.57%가 증가, 중개업소 당 17.07개의 매물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셋값 하락폭도 1,000만원 이상 떨어진 곳도 394개 평형에 달해 매매시장과는 달리 전세시장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7차 48평형은 연초 최고 5억5,000만원을 호가하던 것이 현재 1억원 가량 하락, 4억~4억5,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또 양천구 목동9단지 55평형도 연초 3억5,000만~4억원 선이던 전세가가 2억8,000만~3억5,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특히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연초보다 1억원 이상 올라 올들어 나타난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강북권도 마찬가지. 노원구상계동 불암 현대아파트는 지난해말 최고 1억8,000만원까지 시세가 형성되던 전세가가 현재는 로얄층 기준 1억5,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대단지 입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전세가 약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률 하락은 매매가 상승률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피드뱅크 홍순철 팀장은 “매매가 추가 급등의 가능성이 그 리 높지 않는데다 전세가 역시 급등가능성이 낮아 전세끼고 아파트를 사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