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8월 4일] GDP 4만달러 시대의 도시를 위하여

삶의 터전인 도시는 그 시대의 사상과 가치, 공동체의 의지, 사회구조, 테크놀로지를 반영하는 이미지이자 현실 그 자체다. 이렇게 본다면 현재 우리의 도시는 효율성이라는 산업화시대의 가치를 주로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건물은 활용 면적이 가장 넓은 직사각형 형태가 대세여서 미적(美的) 가치가 떨어진다. 공원녹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며, 정거장이나 벤치 등 공공시설물은 싼 값에 작은 크기로 설치돼 있다. 이처럼 효율성과 생산성을 위한 기능 중심으로 설계된 산업화시대의 도시환경은 소득 수준 4만달러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회색빛 일변도의 도시환경은 창의성과 감성을 자극해 문화 수준을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관광객 및 외국기업 유치와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세계 각국은 창의적인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빌바오시는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형태의 구겐하임 건축물로 유명하다. 요코하마시는 치밀한 디자인 관리로 유명한 항구도시다. 이제부터라도 경제력에 비해 다소 뒤져 있는 우리의 도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사회구성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중점 국정과제로 ‘지속가능한 국토(도시ㆍ건축)환경디자인 정착’을 선정하고 다각적인 디자인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국토환경디자인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연내에 구성되고 품격 있는 도시환경 창조를 위해 경관협정 표준모델이 마련된다. 창의적 건축물이 건립되도록 건축디자인 가이드라인도 제정해 보급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토환경디자인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디자인 개선모델을 만들어 보급함으로써 각 지자체에 공간환경 개선사업이 활성화되도록 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도시디자인, 건축디자인, 역사ㆍ도로 등 SOC 디자인, 녹지ㆍ하천ㆍ공원 등 경관디자인을 망라해 연차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불과 30년 만에 현대화된 도시를 만들었던 우리 역량과 경험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빠른 시일 안에 세계적인 건축물과 랜드마크를 갖춘 창의적인 국토를 만들 수 있다고 낙관한다. 관련 전문가와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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