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집값 변동기엔 전세가 대안"

지금 섣불리 집 샀다간 '상투' 잡을 판이라는데…<br>서울·수도권 전세시장 예년과 달리 '소강상태'<br>값 싸고 쉽게 구하려면 입주단지 눈여겨 볼만<br>자금 부족하면 초기단계 재건축 단지 고려를



“집값 변동기엔 전세로 살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게 상책이다” 부동산시장을 크게 뒤흔들 정책들이 속속 쏟아지면서 시장흐름을 예의주시 하는 관망세가 역력하다.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매 수요자들이 섣불리 집을 샀다가 상투를 잡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집 사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집값을 낮춰도 수요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거래성사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문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또 오는 9월부터 민간아파트까지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고 분양원가가 공개되면 집값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집값이 떨어진 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조이면서 주택마련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점도 매매수요 축소의 요인이다. 부동산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을 때는 전세를 살면서 매수타이밍을 늦추고 당분간 시장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마침 3~4월 본격적인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이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전세입주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다. ◇예년과 달리 잠잠한 전세시장=서울ㆍ수도권의 최근 전세시장은 국지적으로 불안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예년과 달리 전반적으로 안정된 분위기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첫째주 전세값 상승률은 서울 0.05%, 신도시 0.04%, 수도권 0.06%로 1월 마지막주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상승 폭이 둔화됐다. 특히 서울의 강남(-0.12%)과 양천(-0.09%), 경기 분당(-0.06%)과 과천(-1.02%) 등 그동안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의 전세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전세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은 지난해 전세값 상승으로 전세 계약 만료자들이 다른 곳으로 옮기기 힘들어 기존 전세주택에 전세금을 조금 올려주고 재계약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또 집값이 지난해 오름세를 타면서 실수요자의 주택 매입이 증가한 것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전세물건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전세를 찾는 수요자들이 크게 줄었다. ◇값 싸게 전세 얻으려면 입주단지 주목=적은 돈으로 알차게 전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입주가 시작된 분양권이나 입주물량이 몰리는 택지지구를 관심 있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전세시장에서 새 아파트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 강화,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투자를 목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예비 입주자들의 잔금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전세로 돌려 전세자금으로 잔금을 치를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신규아파트에 전세물건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예컨데 최근에 시범단지 입주가 시작된 동탄신도시의 경우 KCC스위첸 32평형이 매매가는 4억3,000만~4억7,000만원 정도인데 전세가는 1억원을 밑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택지조성시기가 비슷해 입주가 거의 동시에 이뤄질 수밖에 없는 대규모 택지지구는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려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낮아 저렴한 가격에 전세를 들어갈 수 있고 물량이 많아 집 고르기도 쉽다”고 밝혔다. 또 여유자금이 부족하다면 주거환경은 떨어지지만 재개발ㆍ재건축이 진행 중인 노후한 아파트 단지나 주택을 고려해볼만 하다. 언제 집을 비워줘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설 수 있지만 보통 재개발과 재건축은 사업초기단계부터 분양까지 최소 5~10년 이상 소요되는 등 사업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 따라서 재개발ㆍ재건축 초기단계에 있는 사업장에 전세로 들어가면 비교적 저렴한 임대차가 가능하게 된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같은 경우 34평형 전세값이 1억9,000만~2억2,000만원 정도인데, 이는 주변에서 최근 입주한 갤러리아팰리스 33평형의 전세값(3억~3억5,000만원)에 비해 1억원 이상 싼 수준이다.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에 따라 조만간 교통이 좋아질 지역을 선택해도 좋다. 서울과 접근성이 뛰어난 경인지역의 외곽도 생각해볼만 하다. 임대차 계약은 2년이 기본인데 그동안 광역버스나 전철ㆍ도로 등이 확충된다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교통이 좋은 미래역세권을 선점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전셋집 안전하게 입주하려면…
전입신고 직전까지도 등기부등본 확인을
확정일자 꼭 받아둬야 우선변제권 행사 가능
전세 계약서 특약란에 하자보수 책임등 명기를
전셋집을 안전하게 들어가려면 유의할 사항이 많다. 잘못하면 계약할 때와 계약완료시점의 보증금 반환, 하자보수 책임 등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셋집 등기부등본 확인하라=일단 등기부등본을 떼어 등기부에서 계약자와 등기상 소유자의 이름, 주소가 맞는 지 확인해야 한다. 가압류, 가등기, 가처분, 경매등기, 예고등기가 있는지 살펴보고 이런 것들이 없다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 지상권ㆍ지역권ㆍ전세권ㆍ저당권ㆍ권리질권ㆍ임차권 등이 설정돼 있는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이미 담보권이 있거나 압류ㆍ가압류ㆍ가처분ㆍ가등기된 집에 전세로 들어갈 경우 보증금도 못 받고 집을 비워 줘야 할 수도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집 주인이 전세계약을 체결한 뒤 전셋집을 담보로 대출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등기부등본을 계약 당시만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에 그치지 말고 계약 직전, 중도금 치를 때, 잔금 치를 때, 전입신고 직전 등 각 단계별로 꼼꼼히 챙겨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확정일자를 반드시 받아라=계약 후 입주시점에 전입신고를 한 뒤 바로 확정일자를 받는 것이 좋다. 확정일자를 받아야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변제권은 임차주택에 관한 경매절차 등에서 후순위 권리자나 기타 일반채권자보다 우선적으로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확정일자는 주택을 인도 받고 주민등록 이전까지 마친 뒤 임대차 계약서 원본에 확정일자를 동사무소나 등기소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 전세보증금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계약 후 동사무소에 가서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 날인을 받아야 확정일자의 효력이 발생한다. 확정일자만 먼저 받았을 경우 어떠한 효력도 발생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전세 계약서 특약란을 적극 활용하라=도배, 바닥장판, 하자보수 책임, 각종 공과금 해결, 관리비 문제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집주인과 합의했다면 향후 분쟁 소지를 없애기 위해 구두로 약속하기보다는 이런 사항들도 계약서 특약란에 써넣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계약서를 작성하면서'잔금 치를 때 등기부등본상 변동이 있을 경우 계약을 무효로 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계약금을 반환한다' 라는 문구도 기입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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