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처 투자 새 시대 열린다"
신용경색 위기에 증권·금융사등 먹잇감 부상버핏 60억弗 규모 성사…기업 사냥꾼들 분주
김정곤 기자 mckids@sed.co.kr
최근 신용경색 여파로 값이 크게 떨어진 미국 기업을 사들이기 위해 워렌 버핏 같은 가치투자자는 물론 윌버 로스, 로널드 페렐먼 등 기업 사냥꾼들까지 나서는 등 ‘벌처(vulture) 투자’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벌처 투자는 파산한 기업이나 경영위기에 처한 기업을 싼 값에 인수해 정상화 한 뒤 비싼 값에 되팔아 고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높은 주가 수준을 감안해 기업 인수에 관망적 태도를 취했지만, 최근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싸게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지자 적극적으로 먹이감을 찾아 나선 것이다.
윌버 로스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채권보증회사(모노라인) 중 한 곳을 인수하거나 새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요즘 같은 혼란기에 가장 큰 문제는 진정한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증권사와 은행은 물론 미디어, 소비재 생산업체까지 경영위기를 겪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벌처 투자가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도 최근 몇 달간 총 6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해서웨이는 현재 400억 달러의 현금 자산을 바탕으로 대형 금융회사나 산업체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기업 사냥꾼을 이름을 날린 로널드 페렐먼은 “앞으로 6개월 동안 매우 특별한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며 “지금이 기업을 인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레브론 화장품, 얼라이드 바톤 증권 등 많은 기업들이 경영위기에 빠졌을 때 인수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