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은행 인수전' ANZ銀 팔걷은 배경은?

스미스회장 HSBC 재직때부터 관심<br>기업내용·성장성 이미 상세히 파악<br>ANZ銀 亞太 진출 전략과도 맞물려


외환은행 인수전에 호주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호주뉴질랜드(ANZ)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선 이면에는 마이클 스미스(사진) 최고경영자(CEO)의 인연과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미스 회장은 30년 이상 은행에서만 일한 전형적인 뱅커로 지난 1978년 영국계 글로벌 금융그룹인 HSBC에 입사해 2007년 6월까지 29년간 HSBC에서만 일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ANZ은행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말레이시아 HSBC법인 대표와 HSBC그룹 상업은행 부문 글로벌 헤드 등을 지냈고 특히 HSBC 아태지역 대표를 역임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는 점. 국책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스미스 회장은 2007년 HSBC 아태지역 대표로 재직할 당시 HSBC그룹의 외환은행 인수를 실질적으로 주도한 장본인"이라며 "외환은행 기업내용과 성장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ANZ은행 회장으로서 외환은행 인수전에 참여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스미스 회장은 HSBC 아태지역 대표로 있던 2007년 2월 한국을 방문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같은 해 9월 HSBC그룹은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던 외환은행 지분을 63억달러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스미스 회장이 무대 위에서는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이 없는 듯한 연기를 했지만 막후에서는 외화은행 인수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론스타가 국내외 50여개 투자가들에게 발송한 인수의향서에 응해 비밀유지동의서(CA)를 제출하고 협상에 나선 곳은 ANZ를 제외하고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ANZ은행은 2012년까지 전체 수익의 20%를 호주와 뉴질랜드를 제외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로 아태지역에 대한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략변화의 중심에 스미스 회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ANZ은행이 지난해 8월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보유한 대만ㆍ싱가포르ㆍ인도네시아ㆍ홍콩의 상업금융 부문과 대만ㆍ필리핀ㆍ베트남의 기업금융 부문을 인수한 것이나 9월에는 ING와 합작으로 운영했던 ING 호주법인과 뉴질랜드법인 지분을 전량 인수한 것도 이 같은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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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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