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계속돼 경제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2ㆍ4분기 영업이익이 2조2,000억~2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전망치 1조5,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1ㆍ4분기에 올린 영업이익 4,700억원의 무려 5배가 넘는 규모다. 이 같은 실적전망은 삼성전자의 높은 경쟁력과 우리 경제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4ㆍ4분기 7,4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충격을 줬다. 그러나 올 1ㆍ4분기에 흑자로 돌아서고 2ㆍ4분기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흑자를 기록해 실적불안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떨쳐버렸다. 깜짝실적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증시에도 화색이 돌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이 3ㆍ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휴대폰ㆍTV의 실적호전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호전은 경제위기를 맞아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이뤘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그러나 방심은 이르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IT업계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치킨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경쟁력이 약한 업체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으며 심지어 경쟁업체 간 합종연횡도 확산되고 있다. 상반기 중 삼성전자가 거둔 흑자는 한발 앞서 단행한 과감한 기술투자, 뛰어난 마케팅 능력 등에 따른 것이지만 원화약세라는 환율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하반기 이후에는 이런 환율특수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고 글로벌 차원의 생존경쟁이 지금보다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초일류 기업이 되려면 미래를 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세계 IT 업체들이 고전하는 지금을 글로벌 1등 자리를 확고하게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