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2ㆍ1 3베이징 합의’ 후 한달. 북핵 폐기를 향한 6자 회담 참가국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오는 15일 북핵 6자회담 실무그룹 중 한국이 의장을 맡은 에너지ㆍ경제협력 회의를 시작으로 16일 평화ㆍ안보체제 회의, 17일 한반도 비핵화 회의 등이 순차적으로 숨가쁘게 진행될 예정이다.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19~20일에는 6차 6자회담이 베이징에게 열리게 된다.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2ㆍ13 합의’에 따른 회담 참가국들의 논의는 일단 순항 중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적극적인 협상 태도가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지난 5~6일 뉴욕에서 열린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첫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은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를 먼저 거론하는가 하면 중간 단계인 연락사무소 개설을 생략하고 곧바로 외교관계를 수립하자는 과감한 제안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이 같은 통 큰 행보는 부시 행정부 임기 중이 북미 수교를 실현하기 위한 최상이라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한달간의 북한 주도의‘말의 성찬’이 이어졌다면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나오기까지는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는 반론도 있다. 본격적인‘행동 대 행동’의 단계로 진입한 후 참가국들의 실천력이 얼마만큼 뒷받침되느냐가 북핵 폐기 논의 전망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향후 한달은 북한이 말 대신 행동으로 핵 폐기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9일 가진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목지신(移木之信ㆍ남을 속이지 않거나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이란 사자성어로 상황을 대변했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북미 양측이 상당한 믿음을 보이는 상황을 감안할 때 대체로 흐름은 낙관적”이라면서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악재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관련국 모두 약속을 실천하는 믿음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