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산업용물질 개발 길열어과학면-이달의 과기상 업적(작성중)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9월의 수상자(제66회)로 선정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옥희박사는 고체 핵자기 공명을 이용해 격자구조내에 치환돼 들어간 원소의 위치를 측정할수 있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체 상태의 시료를 자장안에 넣고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는 라디오파를 가해주면 공명현상이 일어나 에너지를 흡수하게 된다. 에너지를 흡수한 시료는 평형상태로 돌아가면서 일정 신호를 나타내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핵자기공명 스펙트럼이 발생한다.
한 박사는 고체 핵자기 공명을 이용한 새로운 치환원소 위치측정법을 개발하고 이를 사용해 알루미늄 원자를 직접 관찰하고 확인함으로써 산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흰색 파우더형태의 제올라이트 중의 하나인 ZSM-5를 합성할 때 알루미늄과 규소의 조성비에 따라 알루미늄이 규소를 치환하는 위치가 무작위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일정한 선택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즉 한 박사는 알루미늄과 규소가 무작위적으로 분포하는 것이 아니고 선호도를 가짐으로써 알루미늄과 규소의 혼합비율이 바뀌면 선호도도 바뀌게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연구결과는 유명 국제학술지인 독일의 앙게반테 케미 2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랫동안 제올라이트 연구자들이 궁금해왔던 알루미늄 원자의 제올라이트 골격내 분포 특성을 명확하게 규명했으며 알루미늄 이외에 다른 원소를 치환 또는 첨가했을 때도 사용할수 있다는 새로운 분석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노미터 크기보다도 작은 극미 세공을 내부에 무수히 갖고 있는 다공성 결정물질인 제올라이트는 이온교환제, 분리제, 촉매제 등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나노구조체다. 제올라이트의 중요 성질은 그 골격을 이루고 있는 알루미늄 원자의 양에 의해 결정되지만 골격내 존재하는 알루미늄의 양이 같더라도 알루미늄 원자의 분포가 다르면 제올라이트가 나타내는 물리화학적, 촉매적 특성이 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원하는 용도에 따라 이들 물질의 물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기존 물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물성을 갖는 제올라이트를 얻을수 있게 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제올라이트인 ZSM-5에서 규소와 알루미늄이 치환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정확한 위치를 규명하지 못했었다. 기존 방법으로는 규소와 알루미늄의 산란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두가지 원소를 구별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구별이 쉬운 원소라도 3차원적 규칙성을 갖지 못하고 불규칙적으로 일부 치환 또는 미량 첨가된 원소의 위치를 구하기는 힘들었다.
한 박사는 고체 핵자기 공명 분광기법을 이용해 이를 해결했다. 한 박사는 전산모사를 통한 새로운 해석방법에 따라 ZSM-5의 12개 알루미늄 자리의 위치와 상대적 크기를 계산해 비교함으로써 알루미늄의 위치 분포에 대한 정보를 구했다.
이 연구의 파급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 박사는 알루미늄 핵자기공명을 측정해 알루미늄의 분포에 대한 연구를 했지만 알루미늄이외에 갈륨(Ga), 붕소(B) 등 다양한 원소에도 사용될수 있다.
따라서 이 방법은 앞으로 ZSM-5이외에 다른 제올라이트, 메조포러스물질 등 다공성물질 뿐만 아니라 반도체, 고온초전도체, 인광재료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신소재들의 치환ㆍ첨가물의 분석에도 응용될수 있다.
둘째, 세계 최초로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궁금해왔던 ZSM-5에 알루미늄이 치환해 들어가는 위치를 직접 측정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이로서 원하는 위치에 다른 원소를 치환해서 화학적 성질을 조절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수행할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셋째, 3차원적 규칙성을 갖지 못하고 불규칙적으로 일부 치환 또는 미량 첨가된 분자의 위치를 구할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이 기법은 매우 유용하게 쓰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