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경련 회장단 '재계대표' 위상 되찾는다

월례회의 친목·유대강화 '재계목소리 대변' 나서'재계의 본산(本山)'으로 지적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다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외환위기와 정부의 재벌개혁으로 위축됐던 재계가 전경련을 축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한 것.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김각중 회장체제가 출범하면서 예고됐다. 김 회장은 회장단이 '전경련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전제아래 추대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변화는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달말 김 회장의 희수 기념 만찬에 23명의 회장단 14명이 참석, "전경련을 보다 적극적인 재계의 중심 창구로 만들자"는데 의견을 모은 뒤 이를 뒷받침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회장단이 움직인다 전경련의 위상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주목되는 변화는 월례 회장단회의. 당초 시간이 일정이 바쁜 오전에 열린 회의를 오후로 바꾸고 친목을 도모하는 등 모임의 성격을 강화했다. 3월 정기 회장단 회의는 8일 오후 4시30분 신라호텔에서 열기로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시간을 바꾼 이유에 대해 "회의를 가진 뒤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등 편한 분위기에서 회장단간의 유대와 친목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참여하는 등 해외출장이나 특별한 사안이 걸려있지 않는 회장들 거의 대부분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구본무 LG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평소 참석을 잘 안하는 회장들과 해외출장에 나선 몇 사람을 제외한다면 23명의 회장단 가운데 15명 안팎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장 회장단 행보에 주목 전경련의 행보에서 관심을 끄는 내용은 이번에 새로 회장단에 선임된 소장 경영진들의 행보다. 대표적인 경영자는 신동빈(46) 롯데 부회장, 김윤(48)삼양사 부회장, 유 진(43) 풍산 회장 등이다. 이들은 '소장파'로 회장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과 함께 '젊은 전경련'을 만들면서 전경련의 행보를 활발하게 움직이는 촉매가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계의 특성상 이들의 목소리는 적을 수 있다. 하지만 회장단이 원로에서 이건희 회장을 중심으로한 장년회장단과 자리를 같이한다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찾아볼 수 없던 다양한 목소리를 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전경련은 재계의 원로원격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급변하는 시대 변화에 제때 적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은게 사실이란 점에서 이들이 만들어갈 '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의 충실한 대변자 역할 전경련 내부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환경변화에 걸맞는 조직으로 재편,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재계의 대표'라는 예전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올들어 기업 스스로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주장하는 등 재계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전경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가 하락하면서 결국 경기회복의 열쇠는 기업들이 쥐고 있다고 보고있다. 전경련은 공정거래 및 지배구조 개선 등과 관련된 정부 규제에 대해 "사실상 경영간섭"이라며 정책전환을 요구하는 등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김석중 경제조사본부장은 "기업 규모를 줄이는데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시장경제 원칙에 맞게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또 주기업체가 화의 상태인 그룹의 경우 대규모 기업집단 대상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등 정부가 보다 현실 상황에 맞는 경제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할말은 하겠다"는 의지의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전경련과 주요 대기업들이 회원사로 있으면서 그동안 재계 의견을 대변해온 자유기업원은 참연대대의 소액주주운동에 공식적인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이른바 상장사 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고심하고 있는 시민단체의 소액주주운동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전경련은 박원순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초청, 상호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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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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