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통신 DR발행/의미] 原株보다 더 받아 '성공적'

정부 소유인 한국통신 지분 17.8%(5,550만2,000주)가 뉴욕증시에서 미국지역 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주당 20.20달러에 발행된 것은 최근 미국의 통신주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에 비춰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전날(27일) 국내 한통원주 종가 5만2,300원(ADR환산시 20.13달러)에 비해 0.35% 할증 발행된 것이며 기존 한통 주식예탁증서(DR) 종가 20.35달러에 비해서는 0.74% 할인 발행된 것이다. 당초 정보통신부와 한통은 최근의 세계적인 경기침체 특히 통신주를 포함한 IT관련주들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에 비춰 프리미엄을 얹은 할증발행보다는 할인발행을 예상하고 있었으며 다만 할인폭이 최소화되기를 기대했다. 지난 15일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가 24.4%의 할인율로 ADR을 발행한 후 15% 이상 가격이 하락한데다 일본 NTT도코모와 영국의 보다폰도 각각 3.0%, 2.5%할인 발행하는 등 최근 통신 업체들의 ADR발행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상태였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이번 한통의 ADR이 국내 원주에 비해 0.35% 할증 발행됐고 기존 한통DR에 비해서는 0.74%의 할인율에 그친 것은 정부나 한통으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이번 한통 DR발행을 통해 총 22억4,229만달러(2조9,125억원)의 외자를 유치, 국고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한통DR 발행은 대규모 외자유치라는 측면 외에도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잠재력을 국제시장에서 재확인받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내년 6월 말까지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한통의 민영화에 기폭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DR발행에 이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정부소유 한통지분 15%(구주 5%,신주 10%)를 외국업체에 매각하고 나머지 지분 31.1%를 내년 6월 말까지 국내에서 입찰 또는 증시에 직접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처분, 한통을 완전 민영화할 계획이다. 한편 한통이 해외투자가들의 국내 기업들에 대한 평가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이번 DR발행은 국가 신인도 제고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들의 외자유치에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신업계에서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각각 일본의 NTT도코모, 캐나다 TIW와 벌이고 있는 대규모 외자유치 협상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앞으로 새로 발행된 DR의 주가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DR발행 이전에 주간사가 기존DR을 대량 매도, ADR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모든 주간사로부터 공매도 방지협약서를 제출받았다. 또 전략적 제휴분을 제외한 모든 주식에 대해 6개월 동안 추가배도를 금지하는 기간(Lock up-Period)을 설정했다. 정통부와 한통은 이번 DR의 성공요인으로 ▲ 정부의 강력한 민영화 의지 ▲ 외국투자가들의 한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 한통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혁신 성공 ▲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성공으로 인한 성장 가능성 등을 꼽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한통 민영화 일정에 쫓긴 나머지 국제 금융시장의 침체와 통신주 하락추세에도 불구하고 DR발행을 강행, 한통이 가진 잠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또한 DR발행을 앞두고 ▲ 한통을 포함한 지배적 통신사업자에 대한 비대칭 규제 방침 ▲ 한통 민영화 연기설 등이 악재로 작용, 당초 목표했던 가격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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