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은행 “달러자산 팔자” 바람

중국이 해외에 잔뜩 쟁여 놨던 달러화 자산을 속속 매각해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이 해외 법인을 통해 가지고 있던 미 국채 등을 대량으로 매각해 중국 본사 자산 계정으로 옮기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중국 기업과 투자가들이 위앤화 절상에 대비해 위앤화 포지션을 서둘러 늘리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가 입장에서는 평가절상, 즉 비싸질 것으로 예상되는 위앤화를 다량 보유할 필요성이 있는 반면 자금이 필요한 기업은 평가절하, 즉 값싸질 것으로 보이는 달러화로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중국내 은행의 달러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중앙은행이라 불리는 스위스 소재 국제결제은행(BIS)는 8일 보고서에서 중국을 위시해 타이완 한국 등 아시아국들이 미국과 다른 외국계 은행에 예치한 달러화 자산을 대거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같은 자산 재배치로 중국 은행들이 해외에 보유한 자금은 2년전의 925억달러에서 지난 6월말에는 704억달러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BIS는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이 국내의 달러화 대출 수요를 충당하고 위앤화의 가치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일본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달러 자산 매각은 그렇지 않아도 달러 급락으로 불안정한 국제 외환시장에 메가톤급 파괴력을 가져올 수 있다. 일부에선 중국 외에 타이완과 한국의 해외 예금도 대폭 축소되면서 그동안 달러 자산 매각에 열을 올렸던 아시아국의 `탈 달러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타이완의 경우 2년전 425억 달러였던 해외 은행 예치 자금이 올 2분기 말에는 215억 달러로 반감했고 한국은 올 2분기에 외국 은행에 예치한 자금중 60억 달러를 회수했다고 BIS는 덧붙였다. 실제 지난 7월까지 월 평균 400억달러를 웃돌던 외국의 미 국채 매입량은 8월 들어 250억달러로 줄어들더니 9월에는 56억달러로 뚝 떨어졌다. 중국은 그동안 수십억 달러의 무역흑자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함으로써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사실상 보전해주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탈 달러화가 가속화하고 이에 따라 미 국채가 폭락하면서 미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BIS는 보고서에 이와 관련 “중국 은행들이 해외 은행들에 예치해 해당 국가들이 자체 재정적자를 상쇄할 수 있도록 했던 자금이 축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재무부는 이날 외환 실무그룹을 조직해 내년 1월 중국 위앤화의 변동환율제 전환을 설득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중국이 보다 유동적인 환율체제를 채택해줄 것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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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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