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해로 끊겼던 전철3호선 타보니…

13일 오전 7시 고양시 대화역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3호선 3057전동차 안. 한창 출근시간인데도 전동차 안에는 오히려 평소보다 탑승객들이 적어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화역을 출발한 전동차가 일산신도시의 주요 전철역인 주엽, 정발산, 마두, 백석, 대곡역 5개 역을 지났지만 좌석이 없어 서있는 승객은 한명도 없을 정도로 탑승객이 뜸했다. 어제 전철이 끊겨 한바탕 출.퇴근 대란을 겪었던 시민들은 전철운행이 재개된데 다행스러워 하면서도 다시 이런 일을 겪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표정이었다. 승객 김화윤(36.자영업)씨는 "전철이 다시 다니는 것은 다행이지만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역구내 계단이 누런 흙탕물이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로 변했던 정발산역은 역무원들의 밤샘 작업을 통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말끔하게 정돈돼 있었다. 다만 매표소 주변과 승강장 군데군데 아직 물기가 남은 곳이 많아 이용객들이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종종걸음을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또한 물이 들어간 개표기가 곳곳에서 고장을 일으켜 이용객들이 다급히 역무원을 부르는 모습도 목격됐고, 매표소 직원들은 '전철이 운행하느냐'는 이용객들의 전화가 빗발치는 바람에 진땀을 흘렸다. 사고가 난 정발산역에서 밤샘 근무를 했던 경찰과 소방관들은 전동차 운행을 지켜보며 안도했다. 일산소방서 박수원 소방장은 "어제 비상상황으로 비번 직원까지 총동원돼 밤샘 근무를 했다"며 "전철이 정상운영되는 것을 보니 속이 다 후련하다"며 웃음지으며 동료들과 함께 전철역을 나섰다. 정발산역에서 다시 뒤따른 전동차에 올라 화정역으로 향하자 승객들이 점점 늘어나더니 서울에 가까워질수록 평소 출근길과 다름없이 혼잡해졌다. 무료신문을 집어든 사람들과 고개를 푹 숙이고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로 가득찬 전철 안은 여느 때와 다름없었지만 간간이 차창 밖으로 보이는 물에 잠긴 논과 진흙으로 덮여버린 비닐하우스들은 이곳이 기록적인 폭우가 몰아친 현장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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