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벽직전의 어둠일까" 긴장속 촉각

"실업률 상승후 경제회복 전례" 기대"시장 붕괴의 서막일뿐" 비관 전망도 여전 새벽이 오기 직전의 칠흑 같은 어두움인가, 또다른 붕괴의 전조인가. 미국의 8월 실업률이 4.9%로 급등한 것으로 발표된후 지난 7일 다우존스 지수가 230 포인트 이상 폭락하고, 나스닥 지수가 1,700 포인트 아래로 무너졌고, 뉴욕 증시는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에 휩싸여 있다. 이번주엔 차익 실현을 위한 일시적 상승이 있을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깊은 비관론이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뉴욕 월가가 그동안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어렵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의 머리속에 새겨지고 있다. 그렇지만 뉴욕증시에 호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스닥 지수의 저점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제조업 지수들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에 저점이 확인되는 대로 상승세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기가 회복되기 직전에 실업률이 상승했던 과거 경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주가 폭락은 오히려 상승의 전조라는 해석이다. 이런 낙관론도 단기적 시장 불안감을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 소비 시장이 위축되고 소비재 중심의 다우 지수도 1만이 무너진후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멘텀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무너지자 또다시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기대하고 있다. FRB가 오는 10월 2일 정기 모임에서 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성급한 투자자들은 그 이전에라도 금리를 인하할 것을 기대하고 있고, 10월 이후에도 또 한차례의 금리인하를 예견하는 이도 있다. 금리 인하는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나온 발상이긴 하지만, 경제 회복을 위해 '최후의 대출자(Lender of Last Resort)'가 또다시 나설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주에는 상장회사들이 3분기 수익발표에 앞서 사전 실적을 잇달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13일에 예정된 오러클의 실적 발표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보인다. 예정돼 있는 컨퍼런스 콜은 ▲ 10일 EMC ▲ 13일 어도비 시스템스등으로, 이들 회사의 수익 발표가 기술주들의 이번 분기 수익 전망을 재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예정되어 있는 컨퍼런스 콜 이외에도 갑자기 영업실적 부진을 경고하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오는 10월의 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에 앞서 '워닝 시즌(Warning Season)'을 맞고 있다. 13일에 발표되는 수출입물가, 14일의 도매물가지수는 유가와 상품가격 인하 추세로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씻고, 추가 금리인하의 여지를 확인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14일에 발표되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최근의 소비 위축 분위기를 감안, 악화될 것으로 예견되는데, 주식시장의 또하나의 악재로 간주된다. ■ 나스닥 바닥론 지난주말 다우존스 지수가 2.4% 폭락했을때 나스닥 지수는 장중에 상승세를 보이다가 1% 하락에 그쳤다. 나스닥 지수 구성의 주요 기업인 인텔의 3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치에 적중한데다, 연방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분할 명령을 철회함에 따라 기술주에 대한 안정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 시스코 시스템스 ▲ 선마이크로시스템스 ▲ 노벌리스 시스템스 ▲ 내셔널 세미콘덕터등 기술주 대표적 기업들이 잇달아 "최악의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비록 경영자들의 립 서비스이긴 하지만, 그동안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던 정보기술(IT) 산업의 붕괴가 조만간 바닥을 지나는게 아닌가 하는 한가닥 기대를 낳고 있다. 그렇지만 IT 산업이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예견은 없기 때문에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략가 바이런 윈은 "주식시장은 10월말까지 바닥을 칠 것이며, 기술주는 그동안 충분히 하락했기 때문에 저점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주엔 휴렛 패커드와 컴팩 컴퓨터가 합병을 선언한후 투자자들이 두 회사 주식을 내다 팔았다. 적자를 보는 회사가 합쳐진다고 건실한 회사가 되는게 아니라는 월가의 판결로 두 회사 주식이 20% 이상 폭락, 나스닥 하락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합병선언 4일째 두 PC회사의 주가가 소폭 반등, 그동안의 하락세를 정지시켰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홈데포ㆍ월마트등 소매체인점과 자동차회사등의 주가가 하향 추세에 있다. 낙관론자의 기대대로 나스닥의 하락이 그치더라도 다우지수는 추가 하락의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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