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호르몬 수치 감소땐 의심해 봐야

[건강칼럼] 남성 갱년기


수년 전 성욕 감퇴 및 갱년기 장애로 병원을 찾은 70대의 노인 남성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는 “업무량이 많아서인지 발기력과 성욕이 감퇴돼 부부관계가 원만치 못하고 힘도 없어 만사에 의욕이 없다”고 호소했다. 노인은 신문에서 남성갱년기에 관한 기사를 보았는데 자신의 모든 증상이 갱년기에 해당된다며 검사를 원했다. 검사 결과 그의 고환은 정상 성인의 것보다 작았으며 단단하지 못했고 남성호르몬 수치도 떨어졌다. 남성갱년기 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우선 먹는 남성호르몬을 투여했다. 6개월 뒤 측정한 남성호르몬 수치는 약간 상승했지만 정상화되지 않아 젤 형태의 바르는 남성호르몬제를 매일 어깨 부위에 사용하게 했다. 약제를 투여한 1개월 후 진료실에서 만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외모가 건강해 보였으며 전에 비해 의욕적이었다. 요즘 어떠냐는 질문에 “아주 좋습니다. 성기능도 회복되었고 매사에 흥미가 생겨 살맛이 난다”고 답했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었다고 했다. 최근 호르몬 주사제가 등장했지만 이 환자는 2년여간 써온 바르는 호르몬제를 고집하고 있다. 단 남성호르몬을 장기간 투여할 경우 전립선비대증ㆍ전립선암 악화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1년에 1~2회 정도 전립선 항원ㆍ혈액검사 등을 통해 부작용 발생 여부를 체크하고 있다. 남성호르몬 치료약물에는 먹는 경구용, 붙이는 패치형, 바르는 연고형과 주사제 등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와 편리성ㆍ경제성을 따져 처방한다. 환자에 따라 효과가 좋은 약물이 다를 수 있다. 남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뼈밀도 감소(골다공증), 근육 약화, 신경과민, 불면증, 피로, 기억력ㆍ성욕 감소, 성기능 장애 등이 나타난다. 당뇨ㆍ심혈관질환 발생을 높이기도 한다. 다만 갱년기 치료는 임상증상과 진찰로만 판단해서는 안되며 혈액 속의 남성호르몬 양을 정확히 측정해 감소했을 때 투여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해 갱년기 증상을 쉽게 알 수 있는 반면 남성호르몬은 조금씩 지속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노화의 한 현상으로 생각해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너무 모자라거나 넘치면 몸에 좋지 않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남성갱년기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