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권성수의 국제회계기준 바로알기] ⑪ 특수목적기업에 대한 회계처리

지배기업의 연결재무제표에 포함<br>투자자에 자산 정보 보고해야


어떤 기업의 특별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통 한시적으로 설립되는 기업을 흔히 특수목적기업(SPE)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어떤 금융자산들을 쉽게 처분하기 위해서나 재무제표에서 빨리 떨어내기 위해 그 목적수행을 임무로 설립되는 특수목적기업이 활용된다. 유동화 전문회사라는 것도 특수목적기업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종전 회계기준에 의하면 그러한 유동화 전문회사에게 법에 따라 넘긴 자산은 일반적으로 매각된 것으로 처리하여 재무제표에서 떨어 내었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많은 경우에 매각으로 처리하기 어렵다. 그리고 특수목적기업은 당초 설립자가 설립시 의도한 설계(규정이나 약정 등)에 의해 설립후 자동으로 굴러 가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자동 조종되는 특수목적기업을 누가 지배하여 연결하느냐 하는 판단은 일반기업과는 다르다. 피 투자기업의 지분율을 많이 갖고 있는 대주주가 지배기업으로서 연결하는 일반기업의 경우와 달리, 당초 설립자나 특수목적의 혜택을 주로 받기로 되어 있는 자가 지분율에 관계없이 지배기업으로서 특수목적기업을 연결해야 한다. 종전 회계기준에 의하면 연결범위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특수목적기업은 마치 로보트에 비유해 볼 수 있다. 로보트의 소유자가 누구냐는 관계없이 로보트는 제작자가 프로그램한대로 움직이므로 그 로보트는 형식적인 소유자의 자산이라기보다는 '누구를 위해 움직이게 프로그램된 그 누구'의 자산으로 보고해야 경제실질을 잘 표현해 준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특수목적기업(유동화전문회사)에게 문제자산들을 넘겨 재무제표에서 떨어 내더라도 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그 유동화전문회사는 종속기업에 포함되어 연결재무제표에서는 그 자산들이 그대로 남아 보고된다. 미국의 세계적 거대기업이었던 엔론이 갑자기 무너진 배경에는 특수목적기업에게 떠넘긴 부실자산이나 부채가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엔론 부실화의 정보가 투자자에게 제때 보고되지 않고 숨겨진 사실이 있다. 그로 인해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었다. 엔론의 대표는 회계분식의 책임을 지고 지금도 감옥에서 장기형을 받고 복역 중이라고 한다. 엔론 사례에서 보여 주었듯이 연결의 범위 결정은 그 기업의 위험을 충실히 보고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투자자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배기업이 실질적인 종속기업에게 자기의 위험을 떠 넘기기는 쉬울 수 있으므로 사실상 지배한다면 연결재무제표에 포함해 경제실질을 바로 보여주어야 투자자가 투자의사결정을 바로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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