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주주들이 내세운 사상 첫 민간출신

■ 거래소 이사장 김봉수씨 내정<br>온라인 증권에 능통…내부조직 개편·증시 선진화 등은 과제로

김봉수 키움증권 부회장이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후보로 선출된 데는 ‘민간 출신’과 ‘주주들의 투표’라는 거래소 이사장 선정의 두 가지 원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김 부회장의 ‘전문성’과 ‘특유의 친화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높은 지지율(60.25%)를 이끌어냈다. ‘민간 출신’ ‘주주들의 투표’라는 원칙이 차기 이사장 인선의 주요 조건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전임 이사장의 선임과 사퇴 과정에서 발생한 잡음 때문이다. 오랜 관료생활을 접고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재임하던 이정환 전 이사장은 지난 2008년 초 현 정부 실세로 통하는 인사를 제치고 이사장에 올랐다. 거래소는 그 뒤부터 감사원 감사, 검찰의 압수수색 등 잇단 시련을 겪었고 2009년에는 급기야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 특히 이 전 이사장이 10월 밝힌‘사퇴의 변’으로 여의도 증권가는 ‘관치금융’ 논란에 휘말렸고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급기야 “거래소 이사장에 관료 출신은 배제할 것”이라고 못 박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또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낙하산 논란을 없애려면 “거래소의 주주인 증권ㆍ선물회사들이 직접 이사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상황이 이처럼 전개되자 ‘주주들의 투표’라는 원칙은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다. 두 가지 대원칙이 김 부회장을 ‘이사장 후보 지원’까지 이끌어냈다면 김 부회장만의 ‘전문성’과 ‘친화력’은 이사장 후보로 만든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사실 김 부회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중량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뛰어난 경영능력은 인정할 수 있지만 소형 온라인증권사 최고경영자 출신이라는 게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면접 과정에서 약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온라인 증권거래시스템에 능통하다는 김 부회장의 강점은 시스템 해외 수출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거래소의 수요와 딱 맞아떨어졌다. 아울러 33년 동안 증권 업계에 재직하며 쌓아놓은 인맥은 주주총회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김 부회장은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 이후 주주들의 손으로 선출된 ‘최초의 민간 출신 이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그만큼 김 후보의 어깨도 무겁다. 김 후보가 취임한 뒤 해결해야 할 과제는 ▦거래소 내부조직의 정비 및 개혁 ▦글로벌 거래소로의 도약 ▦국내 증시 선진화 등을 들 수 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직접 만난 김 부회장에게 기자가 선출 소감을 묻자 “아직 금융위원장 제청과 대통령 임명 과정이 남아 있어 지금 당선 소감을 말하기가 어렵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돌아섰다. 상기된 표정으로 돌아서는 그의 어깨가 약간은 무거워 보였다. ◇약력 ▦1953년 충북 괴산 ▦1974년 고려대 법학과 졸업 ▦1976년 쌍용투자증권 입사 ▦1997년 SK증권 경영지원본부 상무 ▦2001년 키움증권 대표이사 ▦2009년 키움증권 부회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