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태 'BBQ' 성수1호점주(오른쪽)가직원들과 함께 매장 내에 설치된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을 통해 주문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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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경쟁이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정보통신(IT) 기술 활용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온ㆍ오프라인을 불문하고 고객ㆍ직원ㆍ재고관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느냐에 따라 매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IT 정보화 시스템 구축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임대해주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sion) 서비스가 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경제는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자영업 사례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외식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단기 폐업자가 증가하면서 ‘퇴직하면 음식점이나 한다’는 것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음식점의 1년 이내 폐업 신고율은 32.9%에 달해 다른 업종에 비해 높고, 10년 이상 살아남은 음식점은 100곳 중 7곳에 불과하다. 2005년 한 해만 따져도 문은 닫은 음식점은 19만개가 넘는다. 경기침체로 소비는 위축되는데 음식점은 계속 생겨나면서 매출 부진으로 허덕이는 곳은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창업 후 5년 동안 꾸준한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며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치킨브랜드 ‘BBQ’ 성수1점의 김성태씨(41).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씨는 지난 2003년 11월,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점포를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다.
◇1,600여개 점포 중 최초로 POS 도입 = 사업을 시작하면서 김씨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다름아닌 ‘고객관리’. 한 동네 안에서도 다양한 치킨점이 자리 잡은 요즘,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서비스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고객관리만이 성공비결이라 생각한 그는 체인본사에서 추천해준 판매시점관리(Point of SalesㆍPOS)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김씨는 “본사가 도입한 ‘KT비즈메카 POS’는 빌려 쓰는 방식이라 우선 사용료가 저렴했고, 발신자 번호표시(Calling Identity DeliveryㆍCID)와 POS를 연결해 전화 주문 접수시 고객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배달 위주의 치킨전문점의 현실에 잘 맞았다”면서 “POS와 본사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식자재도 인터넷상으로 주문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POS 시스템 도입으로 고객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을 체감한다고 한다. 전화주문을 받았을 때 이미 등록된 고객의 경우 주소지가 곧바로 POS 화면에 뜨기 때문에 배달지를 별도로 확인할 필요도 없고, 고객의 식성이나 취향도 파악해서 맞춤형 대응을 해줄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양념을 더 원하는 고객, 치킨을 바싹 튀겨주기를 원하는 고객, 500원을 더 주고 1.5L 콜라를 주문하는 고객 등 다양한 취향에 따라 조리과정을 조절하고, 주문과정도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김씨는 “고객들이 ‘내 식성을 어떻게 알았느냐’, ‘내가 우수고객으로 등록되었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친밀감을 나타낸다”며 “당연히 이들은 단골고객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고객정보 분석해 홍보ㆍ마케팅에 활용 = 입력된 고객 정보를 분석해 전단지 배포, 단문문자메시지(SMS) 발송, 이벤트 실시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김씨 점포 인근에 있는 대형 빌라에서는 주문이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번지수 검색을 통한 분석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해당 빌라와 인근 지역에 집중적으로 전단지를 발송하고 이벤트를 병행했다. 그 결과 몇몇 가구에서 주문이 발생했고, 이후 이 빌라의 다른 집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POS를 이용한 고객 분석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
김씨는 “지난 2005년부터 치킨 튀김유가 올리브로 바뀌면서 다른 치킨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올라 주문이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기존 고객 가운데 주문이 없는 고객을 정리해 서비스 쿠폰과 올리브 치킨의 장점을 설명한 안내문을 발송해 주문을 다시 끌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보화 시스템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자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랐다. 지난 2003년 11월 점포를 인수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평균 30% 이상의 매출이 올랐던 것. 김씨는 매출 향상에 POS 시스템이 큰 몫을 담당했다고 확신했다. 현재 성수1점의 월 평균 매출액은 2,300만~2,500만원. 월 순수익은 1,000만원 안팎이다. 이 정도면 배달을 위주로 하는 치킨점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현재 성수1점의 POS 시스템에 입력돼 있는 가구수는 약 2,500가구. 성수1점이 담당하고 있는 상권의 전체 가구 수가 5,000가구 정도임을 감안하면 약 50%의 가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POS를 이용해 기존 고객을 잘 관리하고, 점차 신규고객을 확보해 간다면 앞으로도 상당한 매출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씨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