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직원들 홀대하다 뒤통수 맞을라" 대기업 집안단속 비상

술잔돌리며 "힘든 일 없나"<br>외부영입 핵심인재들 대상 충성도 높이기 재교육도


"직원들 홀대하다 뒤통수 맞을라" 대기업 집안단속 비상 술잔돌리며 "힘든 일 없나"외부영입 핵심인재들 대상 충성도 높이기 재교육도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며칠 전 굴지의 대기업 A사 주변의 어느 한정식집 저녁자리. 인사팀장인 김모씨는 글로벌 인재로 뽑혀 입사한 지 얼마 안된 재무ㆍ국제마케팅 직원들에게 폭탄주를 돌리며 “뭐 힘들일 없나. 있으면 말하게, 최선을 다해 도와줄 테니”라며 친밀감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해외교포 출신인 직원들은 다소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싫지 않은 내색이었다.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종전보다 더 예민하게 외부에서 수혈한 인재들 챙기기에 들어갔다. 삼성그룹 법무팀에 근무했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사건’을 계기로 각 기업들이 내부직원은 물론 상대적으로 동질감이 떨어지는 외부에서 영입한 ‘외부인재’들을 대상으로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새삼 확인하고, 이를 높이기 위해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기업들은 외부인재가 많은 법무팀이나 글로벌 영업 부문에 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대면접촉을 통해 충성도 점검 및 향상을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A그룹의 한 관계자는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불만이 혹시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술자리 등 접촉을 늘리고 있다”면서 “그룹 내 핵심 내용을 다루는 재경ㆍ법무ㆍ해외전략 부서의 경우 혹 발생할지도 모를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차원에서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검찰이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부처로부터 조사를 받았던 대기업들 역시 외부영입 직원의 ‘내부고발(Deep Throat)’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B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외부에서 온 임직원들을 외부인 또는 경쟁자로 보고 비교적 소홀히 대했던 경우가 적지않았다”면서 “기업의 경우 외부적인 압력보다 내부적인 문제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내부 직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재교육도 강화되는 추세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종업원 수 100인 이상 기업 220개사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교육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교육내용 중 실무교육에 이어 ▦회사의 사업과 시장에 대한 이해 ▦회사의 가치에 대한 공유 등 충성심과 애사심을 강화시키는 내용을 늘리고 있다. 한편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기업에서 무조건 충성을 강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면서 “오히려 최근의 사태를 한국 기업운영 시스템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는 자성론도 늘어나는 추세다. 모 기업 사내통신망에는 “국내 최고 기업에 들어와서 기뻤는데 최근 언론에 보도된 뇌물제공 기사 등으로 이미지가 나빠져 정말 속상하다. 그냥 덮으려 하기보다는 정말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글이 오르기도 했다. IMF 경제위기 이후 지나치게 경쟁에 매몰되면서 ‘투명성’이라는 중요한 덕목을 무심코 지나쳐온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입력시간 : 2007/11/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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