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7월 31일] '자발적 상생' 풍토조성이 정부역할

이명박 대통령이 대ㆍ중소기업 상생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대정부 비판에 대한 해명을 하고 나섬에 따라 정ㆍ재계 간 대립각 해소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다. 일단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피하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자발적 상생이 중요하며 강제 상생은 의미가 없다"며 "정부의 인위적 해결에는 한계가 있고 자칫 포퓰리즘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경련도 대기업 이익만을 옹호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강조 발언이 '대기업 때리기'로 비쳐지는 데 대한 경계와 함께 바람직한 상생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전경련은 하계포럼 개회사의 진의가 잘못 전달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해명했다. 세종시ㆍ4대강 문제 거론은 대기업 압박에 대한 반발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주요현안에 대한 언급일 뿐이라는 것이다. 정부와 재계는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갈등의 증폭을 막고 상생 풍토조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정부와 재계의 불필요한 마찰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하반기에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 간 파열음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 정부가 대기업을 양극화의 주범으로 꼽아 너도나도 나서 비판 공세를 편 것은 지나쳤다. 경제부처는 물론이고 검찰과 국세청이 나선다는 소문까지 돌았고 특정 대기업의 이익과 직원 수를 중소기업과 비교하며 직원이 몇 명은 돼야 한다는 발언까지 나왔다. 고용증대를 촉구한 것이었지만 기업경영의 원칙을 무시한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기업의 팔 비틀기로 비쳐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기업 때리기로는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일시적으로 정부 말을 듣는 척하겠지만 경영활동 위축을 초래해 경제활력을 떨어뜨릴 뿐이다. 재계도 억울하다고 반발할 게 아니라 그동안 가동해온 상생프로그램에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대기업은 납품단가 조정 등 명실상부한 상생경영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정부는 기업들이 이를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환경을 적극 조성하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그게 최선의 상생방안이자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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