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타임워너, 출판부문 매각…아이칸에게 굴복?

세계 최대의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가 기업사냥꾼칼 아이칸에게 결국 굴복 한걸까? 타임워너가 아이칸이 주가 부양을 명목으로 매각을 요구해온 출판사업부를 아이칸이 자체 주가부양책을 발표하기 하루 전에 전격 매각함으로써 그 배경과 추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임워너는 6일(현지시간) 출판사업부를 프랑스 미디어그룹인 라가르데르(Lagardere)에 5억3천750만달러에 매각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라가르데르의 출판 사업부는 미국 시장 진출과 함께 세계 3위의 출판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사실 타임워너가 출판 사업부 매각을 추진해온지는 오래됐다. 딕 파슨스 회장은2002년 경영을 맡은 이후 줄곧 매각 리스트에 올린 채 매수자를 물색해 왔다. 2003년에는 독일 미디어그룹인 베텔스만에 3억5천만달러에 팔려다 막판에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관심을 끄는 것은 매각 발표의 미묘한 시점이다. 미국 항공사인 TWA, 철강회사인 USX 등과 같은 거대 기업을 상대로 한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악명이높은 아이칸은 지난해 9월 타임워너의 지분을 취득한 뒤 현 경영진에게 주가 부양을위해 출판 사업부와 케이블 사업부 등의 매각을 포함한 공격적인 경영 개선을 요구해왔다. 아이칸은 최근 지분을 3% 수준으로 늘린 뒤 미국 투자은행 라자드를 이끄는 월가의 실력자인 브루스 와서슈타인과 손잡고 타임워너 경영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또한 7일에는 그룹을 3~4개의 기업으로 분할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 '주가부양책'을 공식 제안할 예정이었다. 해외 언론들은 아이칸의 요구가 아니라 하더라도 출판 사업부 매각이 이뤄졌을가능성이 있지만, 아이칸의 공개적인 요구가 있기 불과 하루 전 매각 발표가 이뤄진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타임워너가 서둘러 매각 발표를 한 것과 관련 파슨스 회장의 주주 친화적인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는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파슨스 회장도 "이번 매각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충실해야 하는 우리의의무를 강조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출판 사업부의 전격적인 매각이 아이칸을 의식한 것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파슨스 회장은 앞서 아이칸의 경영 개선 요구가 주가를 올릴 수 있다는 보장이없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취해왔었다. 때문에 일각에선 파슨스 회장이 아이칸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고 한발 물러섬으로써 정면 대결을 피해가려는 전략을 취하려는 것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도 있다. 파슨스 회장은 "출판 사업부는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며 "하지만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출판그룹의 일부가 됨으로써 제공받게 될 규모의 경제와 다른 혜택들을 필요로 한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한 아이칸의 반응과 타임워너의 후속 대응은 최근 KT&G[033780]에 대한경영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아이칸의 국내 행보와도 관련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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