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을 뿌리 뽑기 위해 ‘공공’이 나섰다. 종전의 히트작 공공의 적 1,2,3편처럼 정의감에 불타는 강철중 형사(내지는 검사)와 좀 다른 부분이 있다면 강철중 형사처럼 권총이나 주먹을 쓰는 대신 정비사업자 선정 권한을 허리에 차고 ‘공공관리자’를 앞세웠다는 점이다.
아직 미개봉작으로 서울시가 시놉시스를 쓴 ‘공공의 적 3.1’의 핵심 줄거리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사비를 줄이는 ‘주거환경개선 대책’이다. 건설업체와 정비업체, 그리고 비리투성이 조합이 재개발 비리와 분양가 인상의 주범이며 ‘공공’이 나서서 이를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공공이 개입해 맑고 투명하고 깨끗해져 비리도 없어지고 분양가를 낮춰 서민들이 활짝 웃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 제작 전에 잠시 영화의 주연이 될 ‘공공’이 영화의 내용에 적절한 캐스팅인지 짚어봐야 할 것 같다. 벌써부터 주연배우 캐스팅을 놓고 말이 많기 때문이다. 영화가 흥행하려면 ‘공공’은 ‘깨끗해야’ 한다. 전제가 잘못되면 영화는 앞뒤 없는 억지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시내 일선 구청들은 앞다퉈 비리 척결을 선언하며 깨끗하게 거듭나겠다고 나서고 있다. 서울시내 25개 구를 총괄하는 서울시는 아예 단 한차례라도 비리로 적발되면 해당 공무원을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도입했다. 반문하고 싶어진다. 도대체 지금까지 어땠기에….
대검 중수부가 올 상반기 공무원 범죄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지방자치단체장, 구청 공무원, 경찰 등 116명이 적발돼 이 중 95명을 기소했다고 한다. 또 서울 세곡지구 보상대책위 간부 등으로부터 사전 개발 정보 제공 등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모 공사 직원 3명이 검거됐다고도 한다.
정비업체의 선정 권한을 갖게 될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공공관리자 역할을 맡게 될 공공기관이 과연 '깨끗하고 투명하다'는 전제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글쎄요”다.
제발 막상 개봉한 영화가 ‘공공이 적’은 아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