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환銀 경영 '삼중고' 시름

하이닉스 처리는 "대선이후로"외환은행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골치거리인 하이닉스반도체 처리가 대선 이후로 늦춰져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재무구조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데다 각종 경영계획이 연기되는 등 삼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 처리를 대선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제의 중요 현안인 하이닉스 처리 문제를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주에 처리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담스럽다"며 "대통령 선거 이후에 상황을 봐가며 채권단 전체 회의를 열어서 처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이후로 연기되어도 연내에 처리한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은 당초 하이닉스를 조기에 처리하기 위해서 방안을 확정, 120여개 채권단에 처리안을 발송한 바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로 처리가 연장되면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처리방안이 다시 바뀔 수도 있다"며 "처리 방법이 정해졌으면 이견이 있더라고 빨리 처리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환은행의 재무구조도 여전히 취약하다. 외환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서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하려고 했지만 시장 상황 악화와 발행 조건 등의 차이로 실패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채권을 먼저 발행한 하나은행이 목표금액을 모집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외환은행이 9%이상의 고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무리"라며 "연내에 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이번 실패로 연말 BIS비율이 9월말과 비슷한 9.4~9.5% 수준으로 지도기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설립을 추진했던 금융지주회사도 내년부터나 검토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방카슈랑스 제휴업체를 선정하고 자회사도 추가로 설립하려 했지만 어렵게 됐다"며 "최근에 나온 컨설팅 자료를 토대로 내년에나 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오는 21일 은행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 '비전 선포식'을 할 예정이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한 직원은 "비전선포식을 한다고 해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내용이 나올지 의심스럽다"며 "은행이 연내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하나도 풀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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