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비상걸린 재계 총수들… 휴가철 '쉴틈없다'

몸 낮추며 현안 점검… 실적부진.·업 뒤끝 정상화 노력

비상걸린 재계 총수들… 휴가철 '쉴틈없다' 몸 낮추며 현안 점검… 실적부진·파업 뒤끝 정상화 노력 재계 총수들이 최근 사법부의 강경 움직임, 노조의 불법 파업, 실적 부진 등 비상 상황이 연달아 발생하자 직접 나서 기업 운영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소환수사를 앞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속된 뒤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파업으로 곤경에 처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본사를 점거당한 이구택 포스코 회장, 실적 부진으로 고민 중인 구본무 LG 회장, 남북관계 경색으로 고심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가장 적극적으로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 "몸을 낮추고 현안 챙긴다"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은 사법부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 최대한 몸을 낮추면서 현안을 챙기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봄 이후 계열사 사장단을 불러 경영현안을 챙기고 대내외 행사에도 참가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으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배정 의혹을 둘러싼 검찰 소환수사가 임박하자 또다시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특별한 휴가일정 없이 자택에 머무르면서 수시로그룹과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이라며 "특별히 예정돼 있는 대내외 행사나 외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외적인 활동은 자제하면서도 그룹 경영진에게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창조적인 경영'과 혁신, 인재양성 등을 주문하고 있어, 내년에는 삼성의 인사와 조직에 대대적인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고 나온 정몽구 회장은 지난 18일 양재동 사옥에 출근하면서 경영에 복귀해 최근의 환율, 고유가 문제를 비롯해 노조 파업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경영 공백으로 현안이 산적해 당분간 이 같은 현안을 처리하고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매년 8월께 열리는 신입사원 하계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하계 휴가를 대신해왔으나 올해는 이 같은 현안들로 인해 휴가 일정이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생산차질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에 임단협을 조속히 타결함으로써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21일 사내 전산망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e-메일에서 "그동안 일련의 사건들로 많은 걱정을 하게 해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면서 "조기에 경영을 정상화시킴으로써 회사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영 정상화 총력전" 포항건설노조의 포항 본사 불법 점거로 시련을 겪었던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은 당분간 본사의 경영 여건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구택 회장은 지난 13-16일 일본에서 열린 국제철강협회(IISI) 집행위원회에 참석했다가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가 발생하자 15일 급거 귀국해 포항에 머물면서 21일에는 포항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이 회장은 특히 지난 20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불법과 폭력에는 타협할 수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결연한 의지를 내비쳐 주목을 받았다. 포스코측은 "이구택 회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은 당분간 건설노조의 점거사태 이후 회사의 업무와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LG 회장도 LG전자, LG필립스LCD, LG화학이 올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데다'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마저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 걱정이 많다. 구 회장은 이달 초 계열사 사장 및 임직원 300여명을 불러 개최한 임원세미나에서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기회가 찾아오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할 것"을 지시했다. ◇ "악재를 뚝심으로 극복"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북한 미사일 발사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대북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경영권 분쟁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고 북한은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을 중단시킨데다 개성관광 문제도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금강산 관광은 요즘 한창 가을 단풍관광객 예약을 받아야 하는데 불안한 북한 정세 때문에 여행 수요가 시원치 않은 것도 현 회장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현 회장은 그러나 이에 동요하지 않고 과거 KCC와의 경영권 분쟁과 김윤규 전 부회장 사태 때 대처했던 것처럼 특유의 뚝심 경영으로 난관을 돌파하고 있다. 현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임직원들에게 당분간 힘든 시간이 찾아온다 해도 현 상황에 의연히 대처하고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또 내달초 금강산에서 진행될 예정인 고 정몽헌 회장 3주기 기념행사도 직접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은 취임 이후 온갖 풍파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그룹을 지켜냈다"며 "임직원들은 현재 경색된 남북관계가 금강산 관광 등 그룹의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난국을 잘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입력시간 : 2006/07/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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