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범 잇딴 해외도피국제통화기금(IMF) 한파때 무역서류르러 허위로 조작해 3,900억원대의 금융사기를 해 1심에서 징역15년을 선고받고 2심재판중 해외로 도피한 변인호(卞仁鎬·43)씨의 도주에 변씨 가족은 물론 변호사, 의사, 경찰관, 교정공무원, 여행사 대표 등 각계 인사가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거액사기를 저지른 전 국회의원 박일근(朴一根) 변호사가 실형확정 직전 해외로 도피했고, 卞씨 역시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틈타 중국에 도주한 것으로 밝혀져 불구속 피의자의 철저한 신병관리를 위한 법원·검찰의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李承玖부장검사)는 4일 변씨의 누나 변옥현(卞玉賢·52)씨, 하영주(河寧柱·39)변호사, 관악경찰서 김우동(金雨東·36)경사, 김춘자(金春子·50·여행사 대표)씨 등 12명을 특가법상 뇌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의정부교도소 재소자 한주석(韓周錫·52)씨 등 6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정홍길(鄭洪吉·58·㈜S타운 대표)씨 등 6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변호사 하씨는 변씨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98년9월 변씨의 동료 재소자 한씨의 소개로 변씨 변호인으로 선임된 뒤 서울구치소 의무관이던 이현(李賢·58·구속기소)씨와 구치소 교위 안병두(安炳斗·41·〃)씨에게 『변씨가 뇌졸중세 등으로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각각 3,000만원과 1,000만원을 제공하고 이듬해 1월초 법원으로부터 변씨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낸 혐의다.
이후 한양대 병원에 입원한 변씨는 99년1월13일 병실문을 지키던 사설경호원 송경한(宋慶漢·27·구속기소)씨를 100만원에 매수, 병실을 탈출한 뒤 누나 변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여행사 대표 김씨가 만들어준 위조여권으로 같은해 6월26일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중국으로 달아났다.
변씨의 중국행에는 김씨가 소개한 임정섭(林貞燮·28·회사원.구속기소)씨가 동행,비자연장 등을 도왔고 서울지검 파견경찰관으로 97년11월 변씨를 검거했던 김우동 경사는 검찰 추적반의 수사동향을 수시로 알려주고 99년9월 변씨측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변씨는 탈주후인 99년12월 하수인을 내세워 레이디가구 경영권을 인수한 뒤 누나 변씨와 짜고 같은달 H은행 대전 월평동 지점에서 60억원을 편법대출받아 인수대금조로 일부 지불한 뒤 이 회사 명의로 발행한 융통어음을 진성어음인 것처럼 속여
K은행 종로지점 등에서 62억원에 할인받아 편취하는 등 탈주후에도 2차례의 금융사기로 64억4,000만원을 가로챘다.
검찰은 중국에 머물면서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변씨의 강제송환을 위해 중국당국및 인터폴 등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곤기자MCKIDS@SED.CO.KR
입력시간 2000/06/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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