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종구 홀인원… 성적은 '꼴찌' 수입은 '톱2'

유종구가 8일 홀인원 부상으로 받은 승용차에 걸터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오픈대회본부

꼴찌로 컷오프 되고도 1억8,000만원을 벌었다면…. 한국프로골프(KPGA) 베테랑 유종구(46ㆍ토마토저축은행)에게 코오롱 제53회 한국오픈은 최악의 대회로 기억될 뻔했다. 30개 홀을 마쳤을 때까지만 해도 확실히 그랬다. 그러나 이 억세게 운 좋은 사나이는 곧 생애 최고 수입을 올렸다. 유종구는 8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ㆍ7,213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13번홀(파3ㆍ221야드)에서 17도 짜리 하이브리드클럽 티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었다. 첫 홀인원 기록자에게 경품으로 1억8,000만원 상당의 BMW 750lLi 자동차가 걸린 ‘지정 홀’이었다. 전날 1라운드에서 13오버파 84타를 쳐 134명 가운데 꼴찌로 떨어졌던 유종구는 이날도 12번홀까지 4타를 더 잃어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빈 손으로 짐을 싸야 할 것이 확실시되던 그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기대하지 않고 쳤는데 볼이 그린 가장자리를 맞고 6m를 굴러가 홀로 들어갔다”는 그는 “대회장으로 오면서 캐디와 ‘홀인원이나 한번 하자’고 농담을 했는데 그대로 됐다”며 기뻐했다. 이번 시즌 단 한 차례 컷을 통과해 300만원이 상금 수입의 전부인 그였다. 1억8,000만원은 자신의 지난해 상금 2,500여만원의 7배나 된다. 총상금 10억원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사람은 우승자(상금 3억원) 뿐이다. 2위 상금은 9,800만원이다. 1992년 프로로 데뷔해 2005년에야 1승을 거둔 유종구는 화려하진 않지만 2008년까지 투어카드를 유지해온 성실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그의 홀인원은 대회 흥행에도 기여하게 됐다. 대회 주최측은 지정 홀 홀인원이 나올 경우 BMW 120D(4,380만원) 자동차를 갤러리 경품으로 내놓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영건’ 노승열(19ㆍ타이틀리스트)의 장타가 이틀째 불을 뿜었다. 1라운드를 4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친 노승열은 2라운드에서도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8언더파 134타를 마크한 그는 오후4시 현재 단독 선두를 달렸다. 노승열과 장타 대결을 펼친 KPGA 상금랭킹 1위 김대현(22ㆍ하이트)은 2타를 잃고 이븐파 142타가 됐다. 상금 2위에 올라 있는 배상문(24ㆍ키움증권)도 1타를 잃고 중간합계 이븐파로 김대현과 같은 순위에 자리해 남은 이틀 동안 불꽃 튀는 순위 싸움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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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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