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설·지방골프장 '캐디 구인난'

경력자·젊은 여성등 기준 까다롭고… 장거리에 출퇴근 힘들어 지원 기피

캐디가 부족하다. 최근 골프장 및 캐디 아카데미들에 따르면 최근 문을 열거나 올 시즌 개장 예정인 신설 골프장과 서울에서 2시간 이상 떨어진 지방 골프장들이 캐디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오는 3월 시범 라운드를 시작하는 경남 지방의 한 골프장은 30~40명 캐디가 필요한 실정이지만 현재 단 5명만 구한 실정. 4월에 시범 라운드하는 호남 지방의 9홀 퍼블릭 골프장도 사정이 비슷하다. 최근까지 시범 라운드를 하다가 동계 휴장 중인 강원지역의 18홀 규모 골프장도 캐디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으며 봄 철 개장이후에도 제대로 라운드를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쯤 되자 골프장들은 캐디 학원에 수시로 구인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학원들도 사람 모집에 애를 먹어 서울시내 학원들이 한군데서 1~2명씩 모아 공급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골프장들은 또 최근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캐디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모집 공고를 수시로 올리고 있다. 기존 골프장, 특히 서울 시내에서 1시간 안팎에 도착할 수 있는 곳과 복지혜택이 좋은 명문 골프장들은 이 같은 캐디 난을 심하게 겪지는 않는 편. 그러나 명문 골프장 중에서도 정 회원 동반을 고집해 평소 입장 객이 적은 곳은 캐디들의 수입이 적기 때문에 이직이 잦아 신설골프 장들과 비슷한 애로를 겪고 있다. 이처럼 캐디 부족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최근 신설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기본적인 수요가 증가하는 데 비해 기초 교육을 받은 필요 인력들은 제자리 걸음 수준이기 때문. 캐디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골프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높은 수입’만 믿고 덤볐다가 현실과 차이가 나면 곧 그만두는 일도 잦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골프장들은 경력자를 선호하며 한정된 경력자들이 골프장을 돌고 돌기 때문에 결국 전체적으로는 인력 부족 현상이 일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골프장들이 캐디에 대한 기준을 지나치게 정해 놓은 것도 캐디 구인 난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최고 26~27세의 젊은 여성으로 키나 외모가 보통 이상이며 될 수 있으면 고학력자를 선호한다. 캐디 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활성화되는 것도 인력 수급 부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캐디들끼리 정보 교환이 원활해 지면서 ▦출퇴근이 어려운 곳 ▦수입이 많지 않은 곳 ▦복지 혜택이 적은 곳 등 기피 골프장이 생겨나고 검증이 되지 않은 신설 골프장들도 그 축에 포함돼 평가된다는 것.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앞으로는 캐디 확보가 명문과 비명문을 가르는 척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캐디 부족 현상은 골프장 차별화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지방 골프장의 경우 캐디를 쓰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캐디 옵션제를 채택하는 곳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캐디가 골프장 운영 체계를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당장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 3월경에는 각 골프장들의 캐디 추가 모집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