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한달내 종전’ 수정 불가피

이라크 전쟁이 5일째로 접어들면서 열흘 안에 바그다드를 점령해 초단기전으로 마무리한다는 미국측의 전쟁 시나리오의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공격의 정확도를 극대화한 스마트 워`를 자신했지만 아군끼리의 오인 사격과 예상보다 큰 이라크군의 저항 등 돌발 변수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뜻밖의 난관에 직면한 미국이 `마지막 카드`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인 사격 속출 원인 23일까지 아군끼리의 `오인 사격(friendly fire)`에 희생된 미ㆍ영 동맹군 및 종군기자는 벌써 5명이다. 각종 첨단 장비를 동원, 1991년 걸프전 때 전투 과정에서 희생된 미군 146명 중 35명이 오인 사격으로 숨진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미군의 장담이 무색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꺼번에 엄청난 양의 항공기들이 출격하고, 사상 초유의 대규모 융단 폭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인사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병 개개인에게까지 지급된 위치정보시스템(GPS)과 전투기들이 전파 신호로 아군임을 알리는 아군-적군식별장치(IFE)가 모래바람, 무더운 날씨, 전파 교란, 분실 등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미사일만을 겨냥하도록 설계된 미군의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이 23일 영국 토네이도 GR4 최신예 전폭기를 격추시킨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확도와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 개량되는 과정에서 신형 패트리어트(PAC3)의 IFE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적군의 미사일뿐만이 아니라 날아가는 것은 모두 격추시키는 `자살 무기`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전쟁 얼마나 갈까 미ㆍ영군이 절대적인 전세 우위를 보이고 있음에도 “한 달 안에 끝낸다”는 당초 미군의 전쟁 시나리오의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군의 저항이 예상보다 거세고, 전쟁 초반부터 아군의 희생이 속출하고 있으며, 이라크가 반전 여론 조성에 전쟁포로를 이용하는 등 돌발 변수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의 생화학무기 사용 )모래폭풍ㆍ고온 등 기후 악재 )바그다드 진입 시 공화국수비대의 저항 등 예상된 변수들은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도 않은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초로 예상된 바그다드 함락 작전에서 겪게 될 시가전 등이 이 전쟁 기간을 결정하는 중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동맹군이 아예 중장기전 시나리오로 돌아서서 바그다드 주변 봉쇄 등의 작전을 펼칠 수도 있다. 결정적 무력이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2일 전쟁의 기간과 범위를 제한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결정적 무력`을 언급했다. 미국이 후세인 제거를 이번 전쟁의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결정적`의 뜻은 단순히 엄청난 파괴력을 의미하기보다는 `후세인을 제거할 수 있는`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부시가 마지막 카드로 핵무기 사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후세인은 지하 150㎙ 이하의 깊숙한 벙커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미군이 보유한 벙커 파괴용 폭탄 `벙커 버스터(CBU-28)`의 관통 한계는 평균 30㎙이기 때문에 핵무기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미ㆍ영 언론들은 전쟁 시작 전부터 미국이 핵무기 사용을 은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소형 전술 핵폭탄 `미니 누크`, 핵탄두를 장착한 개량형 벙커 버스터 등의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첨단 지휘 체계 스마트 워를 총지휘하고 있는 미국 워싱턴의 전시 내각과 카타르의 합동작전본부(JOC)는 물론 모든 일선 지휘관들에게까지 인공위성, 무인정찰기, 특수부대 등이 보낸 각종 동영상, 위성 사진 및 분석 자료가 전달된다. 미국이 “공격의 정확도 만큼은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는 것도 이 같은 정보 전쟁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20일 첫 공습 때도 “후세인의 정확한 위치가 확인됐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보고를 받은 뒤에야 부시 대통령이 공습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MSNBC는 워싱턴과 JOC의 대형 스크린에 아군과 적군 병력이 각각 푸른색과 붉은색 점으로 실시간 표시되는 이번 전쟁을 `손바닥 안의 전쟁`이라고 묘사했다. 최문선 기자 <미주한국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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